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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301 간토, 야마나시, 간사이, 규슈

2301 일본 | #3 - 아키하바라, 스미다 수족관, 스카이트리

by saika.stella 2023. 1. 9.

1월 6일

도삭면 / 중화소바

이날은 늦게 나와서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아키바에 위치한 중국집 친카시사이 아키하바라점 (陳家私菜 秋葉原店, 타베로그 3.45)로, 마라 도삭면을 시켰지만 그다지 입에 맞지 않아 친구가 시킨 중화소바와 바꾸어 먹었다. 도삭면은 정말 쓸데없이 매운 느낌이 들어 별로였고, 중화소바 쪽이 훨씬 입맛에 맞았다. 옆에 있는 친구는 소스를 잔뜩 넣어서 먹었는데 넣은 후의 국물은 정말 매웠다. 

 

츄오소부선 열차가 지나가는 유명한 풍경

오늘은 아키하바라에 갔다. 코로나의 의한 타격을 매우 크게 받았다고 들었기 때문에 2018년에 갔던 아키바와 얼마나 달라졌을지 궁금했다. 적어도 작은 가게들은 대부분 폐업했다고 들었고, 상점가 자체의 규모도 많이 줄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도착 후 가장 먼저 라디오 회관에 갔다. 아무래도 아키바를 대표하는 큰 곳이기 때문에 수많은 굿즈와 피규어가 있었다. 특히 홀로라이브 굿즈의 시세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인기와 시세가 비례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아쿠땅 / 시온
뉴준코 / 버료지

이후 아키바 컬쳐스 존, 라신반 등 다양한 가게를 돌아다녔다. 그러나 원하는 피규어인 길모퉁이 마족의 모모는 없었다. (결국 귀국해서 사게 된다) 코토부키야에는 수영복 모모는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냥 모모를 노리고 온거라 아쉬웠다. 대신 멜론 북스에 가서 원신, 블루아카, 리코리코 등 세 권을 샀다. 숙소에 돌아와 확인해 보니 매우 만족스러웠다. 특히 블루아카 동인지는 작가가 굉장히 그림을 예쁘게 그리고 채색도 파스텔 톤으로 취향저격이라 너무 좋았다. 그 외에 블루아카 아크릴 스탠드나 홀로라이브 굿즈 등을 구매하였다.

 

나름 북적북적하다.

전체적으로 둘러보니 생각만큼 망하지는 않은 것 같다. 다만 이건 좀 걸러 생각할 필요가 있는게, 전에 안 망한 아키바에 왔을 때는 확실히 애니를 덜 봐서 체감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메이저한 장르의 굿즈는 널려있고, 골목에도 작은 가게들이 조금씩 남아있어 원하는 것을 높은 확률로 건질 수 있겠다. 물론 모모는 제외. 근데 진짜 아키바가 관광객 중심이 되었다고 느낀게, 일본인이 많이 줄고 외국인, 특히 한국인과 서양쪽 관광객이 엄청 많았다.

 

오시아게역
역 앞을 꽤 이쁘게 꾸며 놓은듯.

살 것들을 다 산 다음, 스미다 수족관과 스카이트리 전망대에 가기 위해 오시아게역으로 이동했다. 오시아게역은 리코리코의 배경이기도 하기에 작중에 등장한 장소들을 대충 둘러보았다. 예를 들면 마지마 일당이 총기를 난사한 한조몬선 플랫폼이나 출구 등이다. 지금 생각하면 리코리코가 망한게 너무 아쉽다. 진짜 그냥 치사타키 일상물로 만들면 안됐나...? 

 

형형색색의 해파리

스카이트리에 위치한 스미다 수족관은 단순히 많은 수중생물을 놓았다기 보단 그 수중생물의 미적 경관에 신경을 쓴 수족관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해파리에 다양한 색의 빛을 ambient 하게 비추는데, 신비로운 느낌이 들어 좋았다. 이외에 친아나고~나 다양한 생물을 보았다. 전부 와 물고기다 이게 아니라, 와 이쁘다 라는 말이 나오게끔 아름답게 꾸며놓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밑으로 내려오면 꽤 큰 펭귄 수조가 있는데, 여기서 펭귄의 고속 헤엄을 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엄청 빨라서 놀랐다.

 

펭귄 플로트
사카나~ 칭아나고~ (https://www.pixiv.net/artworks/100567460)

한편 스미다 수족관을 간 주목적은 리코리코의 "사카나~ 칭아나고~"의 배경이 된 장소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곳에서는 펭귄 두 마리가 유빙 위에 올라간 것을 형상화한 음료수(펭귄 플로트)를 파는데, 이를 작중 치사토와 타키나가 앉았던 곳에서 마시니 느낌이 새로웠다. 다만 직접 사카나를 외치지는 않았다. 

 

볶음밥 / 초코 바나나 아이스크림

저녁으로는 스카이트리 내부 상점가의 자스민 타이 익스프레스 도쿄소라마치점 (ジャスミンタイ エクスプレス 東京ソラマチ店, 타베로그 3.09)에서 태국식 볶음밥(으로 추정)을 먹었다. 이 볶음밥이 이후 일본에서 먹었던 음식을 전부 생각해봤을 때 그 중에서 가장 매웠던 것 같다. 의외로 맛없게 매운 것이 아니라 맛있게 매워서 먹을만 했다. 그리고 옆의 바나나비요리 (バナナ日和, 타베로그 3.34)에서 초코 바나나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가성비는 그다지 좋지는 않은 것 같지만 후식으로는 좋은 아이스크림이었다. 여담으로 옆자리에 히로아카 뱃지로 가방을 도배한 사람이 있었는데, 일본 (특히 여성) 오타쿠들은 가방에 뱃지를 잔뜩 다는걸 좋아하는 것 같다.

 

도쿄 타워를 중심으로 한 야경
킨시초역 / 코마가타교

그리고 도쿄 스카이트리 전망대에 올라가 도쿄의 야경을 보았다. 오랜만에 보는 도쿄의 야경은 확실히 서울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서울은 산이 많아 지평선이 보이지 않는데, 도쿄는 후지산과 미나미 알프스가 있는 서쪽을 제외한 시야에서 지평선이 보이는 신기한 도시이다. 그리고 확실히 작은 건물이 빽빽이 들어찬 느낌이라 다른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저번에도 스카이트리에 올라 야경을 본 적이 있지만 다시 봐도 질리지 않는다. 스미다강과 번화가들, 역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느낌과 함께 묘하게 건물만 있다는 이질감이 드는 풍경이다.

 

여담으로 스카이트리 전망대에는 홀로라이브 등신대가 있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사진을 찍을 때 전시되어있는 멤버들의 이름을 친구에게 알려주었는데, 그걸 들은 일본인이 슬금슬금 저쪽으로 도망(?)가는게 인상깊었다.

 

그리고 스카이트리에서 숙소까지 올 때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걸 아시고 나서 꽤 괜찮은 한국어를 구사하셨다. 파루파루 오림픽꾸에 대해 말씀하시다가 나중엔 '나의 살던 고향은~'하고 노래까지 부르셨다. 진짜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훅 들어와서 당황했는데, 엄청 정겹고 유쾌해서 좋았다. 이게 일본인의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