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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301 간토, 야마나시, 간사이, 규슈

2301 일본 | #2 - 신주쿠, 카사이 임해 공원

by saika.stella 2023. 1. 9.

1월 5일

카츠동

아침은 아사쿠사역에 위치한 후지소바 (名代 富士そば 浅草店, 타베로그 3.06)에서 먹었다. 약간 김밥천국 감성이었는데, 약 500엔 정도의 값싼 카츠동이었지만 한국에서 먹는 웬만한 카츠동보다 맛있었다. 요시노야 같은 규동집의 밥이 우리나라의 비싼 김천밥보다 맛있다는 걸 생각하면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집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신주쿠의 풍경

신주쿠역으로 이동하여 주변을 둘러보았다. 왠지 모르게 전날에 간 곳은 전부 도쿄의 느낌이 덜해서 아쉬웠는데, 확실히 신주쿠는 도쿄의 번화가 느낌이 나서 좋았다. JR 신주쿠역 앞은 사람으로 북적였고, 골목으로 들어가도 수많은 사람이 있었다. 길에는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었는데, 1월에 은행잎이 지지 않고 노란 상태로 남아있는 것은 신기했다.

 

JRA

온 세상이 경마다..

 

츠케멘

역의 서쪽에 위치한 츠케멘집 야스베에 (つけ麺屋やすべえ 新宿店, 타베로그 3.45)에 가서 매운맛 츠케멘을 먹었다. 이곳은 2018년에 한 번 들렸던 적이 있는 곳인데, 5년의 시간 동안 가게 내부 풍경은 별로 변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면의 쫄깃함도 여전했다. 다만 예전에 먹었던 츠케멘은 굉장히 팍! 하고 와서 꽂히는 맛이 있었는데, 이번에 먹은 매운맛 츠케멘은 뭔가 평범했다. 뭐랄까, 끝에 가서는 느끼함에 좀 질렸다. 역시 새로운 음식은 처음 먹을 때 가장 맛있고, 두 번째부터는 좀 물리는 것 같다.

 

가부키초의 풍경 / 유니카 비전
토요코키즈가 없는 텅 빈 광장

이후 가부키초 쪽으로 가서 거리를 둘러보았다. 이곳은 종각 젊음의 거리와 굉장히 비슷했다. 당장 옆에 락휴 노래방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풍경이었다. 진짜 그냥 비슷한 수준이 아니라, 일본어 간판만 없애도 그냥 판박이였다. 옆의 친구가 그 얘기를 하니까 진짜 어이가 없을 정도로 비슷해서 너무 웃겼다.

 

사실 가부키초는 밤에 오면 온갖 삐끼의 향연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삐끼한테 속아서 들어가면 둘 중 하나인데, 첫번째는 말도 안되는 자릿세, 주말 특별 요금 등등으로 바가지 몇제곱을 당할 수 있는 이자카야이다. 두번째는 뭐... 말 안해도 알것. 가면 안 되는 곳이다.

 

토호 시네마즈 옆 광장, 통칭 토요코 광장까지 걸었는데, 이곳은 밤이 되면 수많은 지뢰계 청소년들이 출몰한다고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낮에는 술을 마시는 노숙자와 양아치 정도만 있었고, 오히려 여기까지 오는 길에서 지뢰지뢰한 사람들을 많이 본 것 같다. 다만 개인적으로 패션을 따지면 양산형계가 더 낫다.

 

다음 열차는 나카노행 열차입니다

이어서 나카야마 경기장이 있는 후나바시호텐역으로 이동했다. 토자이선 발차멜로디는 참 좋은 듯.

 

무슨 공부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자전거를 타는 시민과 하교하는 학생들

여담으로 이곳까지 가는 길에서 관광객보다는 다양한 일본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덕분에 일본에 온 것 같은 실감이 확실히 들어 좋았다. 그러나 막상 경마장에 도착하니, 나카야마 경기장은 사전 온라인 예약을 한 사람에게만 개방하고 있었다. 아니 내 경마가!!!!!!!

 

원래는 현장 예매가 되지만 사람이 많이 몰리는 G1의 경우는 사전 예매만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아쉽지만 경마를 보지 못하고 돌아가야 했다. 나중에 꼭 기회가 된다면 다시 방문해 경마를 보고 싶다.

 

카사이 임해공원의 대관람차
산책하는 가족

카사이 임해 공원으로 이동하여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곳은 도쿄 시내에서 별로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바닷가 공원으로, 살짝 쌀쌀했지만 태양빛과 공원이 굉장히 예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어 사진 찍기에도 좋았고, 산책하기에도 좋았다. 약 800엔을 내고 관람차도 탔는데 17분 동안 넓은 바다와 도쿄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나름 관람차 내부에서 왼쪽은 어디고, 오른쪽은 어디고, 하는 방송이 나오기도 한다.

 

유리 건물에서 본 노을
내청코에서 아주 중요한 장면.

또한 임해공원 중앙 끝에 있는 유리 건물이 노을과 굉장히 잘 어울렸다. 항상 생각하지만 유리로 된 건물은 실용성은 답이 없지만 경관은 이쁘긴 하다. 이곳은 특히 내청코의 카사이 임해공원으로 놀러가는 에피소드 중 마지막 장면을 장식하는 건물인데, 실제로 작중과 같은 노을을 볼 수 있어 감회가 새로웠다.

 

뉴진스?

 

미친놈인가

가끔 역에서 '오'라고 쓰인 표지판을 볼 때가 있는데, 열차의 최후미가 이걸 넘었을 때 차장 맘대로 후진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근데 아무리봐도 한글이라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네타가 있는 듯. 뭐 위에 저 사람은 한국인 같긴 한데.

 

이자카야 카도키치 도쿄스카이트역앞점 (角吉 とうきょうスカイツリー駅前店)에 갔다. 이곳에서 '홋삐'를 마셨는데, 좀 더 마일드하고 맛있는 소맥 느낌이었다. 소맥의 상위호환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양한 꼬치구이와 말 사시미 등을 먹었는데, 특히 간이 맛있었다. 전체적으로 관광객보다는 현지인이 떠들고 웃는 분위기여서 정말 좋았다. 물론 나중에 혼자 오기는 쉽지 않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여기서 다시 술을 마시고 싶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