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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301 간토, 야마나시, 간사이, 규슈

2301 일본 | #4 - 야스쿠니 신사, 시모키타자와, 타마, 시부야

by saika.stella 2023. 1. 10.

1월 7일

마츠야의 규동

아침은 마츠야 아사쿠사 아즈마바시점 (松屋 浅草吾妻橋店, 타베로그 3.04)에서 해결했다. 전에 김밥천국 비슷한 그 카츠동집에 갔을 때도 생각한 것이지만, 확실히 일본은 값싼 밥류가 많다. 밥은 배를 채우기에도 좋고, 맛도 있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식당이 우리나라에도 좀 많았으면 좋겠다. 

 

야스쿠니 신사의 풍경

가장 먼저 야스쿠니 신사를 들렸다. 사실 2018년에 방문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또 어떻게 바뀌어있을지 궁금해서 가게 되었다. 사실 이곳은 신사의 풍경 자체만 놓고 보면 꽤나 아름다운 신사 중 하나에 속한다. 도쿄 내부에 이렇게 큰 신사는 거의 없고, 잘 꾸며놓기도 했다. 중앙의 거대한 토리이를 중심으로 본당까지 쭉 이어져 있는 길은 걷기에 좋아 도쿄의 시민들이 많이 보였다. 안에 있는게 답이 없어서 문제지만.

 

유슈칸 박물관
제로센

이번에는 내부의 유슈칸 박물관이라는 곳도 가보았다. 입장권을 사서 들어간 것은 아니고, 입장권이 필요없이 관람할 수 있는 입구 부근만 봤다. 내부에는 제로센이 있었다. 항공우주공학과의 입장에서 매우 흥미로운 항공기인 것은 사실이다. 조종사의 목숨 따위는 소모품으로 보아 무식하게 개량한 전투기이기 때문이다. 

 

온세상이 욱일기다

아니 이 정도로 하나의 상징에 광적으로 집착하는건 진짜 병 아닌가? 어이가 없을 따름. 우리나라에서 군대 굿즈를 판다고 해서 육군 로고를 대문짝만하게 모든 굿즈에 박지는 않잖아.. 수상할 정도로 햇살무늬에 진심인 놈들이다.

 

길마족 팝업스토어 / 서브컬쳐 온나 패션

MAGNET by 시부야 109로 이동하여 길모퉁이 마족 팝업스토어에 방문하였다. 팝업스토어는 작은 규모였지만 나름 있을 건 다 있었다. 이곳에서 아크릴 스탠드와 모모 테루테루보우즈를 샀다. 아크릴 스탠드는 주역이 다 들어있는 디오라마 느낌인데 꽤 저렴했다. 그리고 테루테루보우즈는 귀여운 키링인데, 여기서 산 뒤에 여행 내내 가방에 달고 다녔다.

 

팝업스토어 밑층에는 통칭 '서브컬쳐 온나'라 하는 양산형계와 비슷한 무언가의 패션샵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쪽 패션을 매우 좋아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 들어갈 수 없다. 다만 샵 앞에 전시된 하늘색 옷이 엄청 이뻤다. 나중에 보니까 엄청 비쌌다.

 

국룰 멍멍이 / 앙케이트?소녀

뭔가 앙케이트?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뭔지 잘 모르겠다. 위에 저 세 사람은 같이 뭔 tv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 같긴 한데.

 

시모키타자와역 역명판
스크린도어가 이쁘다

그리고 봇치 더 락 성지순례를 위해 시모키타자와에 갔다. 가장 먼저 보였던 것은 독창적인 역명판이었다. 다른 곳과는 무채색 역명판이 참 이뻤다. 다른 역도 이런 독자적인 역명판을 도입하면 좋겠다. 물론 역마다 기호를 도입하는 곳이 있다고는 들었고 실제로 나중에 보게 되기는 하지만, 아무튼 역명판 자체를 독자적으로 하는 경우는 꽤 특이한 것 같다. 그리고 스크린도어에도 왠지 모를 그라데이션 스티커가 붙어있었는데 나름 특이하고 이뻤다.

 

시모키타자와역 근처 거리

젊은 분위기의 동네 답게 거리도 세련되고 걷기 좋았다. 약간 더 이쁘고 잘 꾸며진 합청+서촌 느낌?

 

그 자판기가 있는 골목
이게 뭔 콜라여

역에서 내려서 조금 걸으니 매우 익숙한 자판기가 나왔다. 이곳은 니지카가 봇치에게 손을 흔들며 뛰어갔던 곳으로 감동이 가득한 곳이다. '시모키타자와의 대천사'라는 니지카의 별명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 내가 서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나 행복했다. 이후 이곳에서 처음 보는 콜라를 사서 마셨는데, 이는 니지카가 봇치에게 콜라를 사줬기 때문이다. 항상 성지에서는 그에 걸맞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 그래야 뽕이 차기 때문.

 

46ma의 치킨카레

그리고 료가 먹었던 치킨카레집에 갔다. 46ma (타베로그 3.26)라는 곳인데, 고로아와세로 시로쿠마(하얀색 곰)이라고 읽는다. 작중에 등장하는 장면을 보면 실제 매장보다 거의 2배에서 3배는 크게 나오는데, 실제로 보면 정말 작다. 겨우 5~6명 정도가 앉을 자리 밖에 없다. 카레의 맛은, 첫맛은 평범한데 끝맛에 향신료향이 꽤 강하게 남는 특이한 맛이었다. 사실 마지막에 가서는 좀 물렸는데, 같이 나온 샐러드와 같이 먹으면 먹을만 하다. 물론 이것도 끝에 가서지, 중간까지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고기가 꽤나 푸짐하게 들어있어서 1200엔 값은 충분히 하는 것 같았다. 여담으로 사장님이 친절한 듯 불친절한 듯 친절했다(?).

 

라이브하우스 SHELTER의 입구

카레집 바로 앞에는 작중 라이브하우스 STARRY의 배경이 된 SHELTER가 있다. 정말 바로 앞인게, 그냥 카레집에서 나오면 바로 앞에 있는 건물이 바로 쉘터이다. 쉘터는 지금도 영업중인 라이브하우스이기 때문에 앞에서 방해되게 사진 찍는 것은 민폐이므로, 후딱 구경하고 바로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한참 나중에 입구 사진 찍는게 금지되었다고 한다.

 

봇치 포스터

여담으로 길을 가다가 봇치 포스터를 봤다.

 

결속밴드가 사진 찍었던 곳

더 걸으면 결속밴드가 사진을 찍은 장소가 나온다. 그 점프하는 모습을 재현하기에는 주변에 사람이 생각보다 좀 있어서 불가능했다. (물론 가능은 하겠지만 쪽팔린다) 길이 막혀있기 때문에 여기 오는 사람들은 사실상 대부분 봇치를 보고 온 사람이라고 90% 확률로 단정할 수 있다. (10%는 그냥 길 따라서 온 사람들이다.) 사실 여기서부터 우리와 동선이 겹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카레를 먹을 때도, 쉘터에 있을 때도 옆에서 본 사람들이 있었다. 역시 온 세상이...

 

결속밴드가 사진 찍었던 놀이터

사진을 찍었던 놀이터도 있다. 여기는 '돈구리 히로바 공원'이라고 검색하면 바로 나온다. 공원에 위치한 저 달팽이로 추정되는 무언가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는 사람이 꽤 있었다. 딱봐도 구도가 봇치 성지순례 온 사람들이었다. 여담으로 공원에서 배드민턴을 치는 커플이 있었는데, 남자가 절대 봐주지 않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때가 햇빛이 가장 이쁘게 들어오던 때라 더 낭만 있게 보였던 것 같다. 아무튼 현지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조용한 공원이었다.

 

간지

뭔가 낭만 넘치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캬 멋져요

 

케이오 8000계 전동차

슬슬 해 질 녘이 되어 케이오선을 타고 세이세키사쿠라가오카역으로 갔다. 역이 위치한 타마시는 여유롭고 평화로운 도시였다. 크고 사람이 적은 구리시 느낌? 아무튼 수도권에 있는(실제론 나름 도쿄도 안에 있는 큰 도시지만) 위성도시 느낌. 강변에서는 다리를 가로지르는 케이오선의 열차가 잘 보이는데, 풍경과 잘 어울린다. 

 

타마강 표지판
몸모!

타마강변에서 '多摩川'가 쓰인 표지판을 찾으려고 했지만 낡고 녹슬어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 것밖에 없어 많이 찾아 헤맸는데, 결국 멀쩡한 표지판을 찾을 수 있었다. 이 표지판은 길모퉁이 마족에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표지판이다.

 

길마족?

왠지 모르게 다른 종류의 표지판 자체가 많아 길마족을 떠올리게 했다.

 

저녁해의 언덕
그 벤치
그립읍니다..
같은 곳이다

강변에서 좀 많이 걸으면 리코리코와 길마족에 등장한 언덕(夕日の丘)이 등장한다. 사실 두 애니의 성지가 같은 언덕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여러모로 신기하다. 언덕까지 가는 길은 어렵지는 않지만 역에서부터 꽤나 많이 걸어야 한다. 올라가면 리코리코의 백합력이 절정에 달했던(그리고 그 이후 망했던) 계단과 벤치가 나온다. 언덕에서 보는 풍경은 생각보다 좋았다. 집 뒤에 이런 언덕이 있다면 꽤 자주 올라올 것 같은 느낌이다.

 

돌아오는 길까지 긴 거리를 걷고 싶지 않아 버스를 탔다. 의외로 이때가 처음으로 일본에서 버스를 탄건데, 버스 시스템이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았다. 라고 하기엔 어차피 파스모 찍고 들어갔지만. 

 

규카츠

다시 시부야로 가서 저녁을 먹었다. 예전에도 갔던 기억이 있는 규카츠 집 규카츠 모토무라 (牛かつもと村 渋谷分店, 타베로그 3.25)로, 이번에는 본점이 아닌 분점으로 가보았다. 예전보다 규카츠가 얇아진 느낌이 들었지만 맛은 변함없이 맛있었다. 단점이 하나 있다면 주변이 다 한국인이라는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 유명한 맛집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근데 나중에 바에 가서 종업원한테 이 집을 아냐고 물어봤는데 안다고 했다. 일본인들에게도 유명한 집이긴 한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