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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201 미국

2201 미국 | #1~2 뉴욕

by saika.stella 2022. 2. 3.

코로나 시국에서 여행을 떠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인생에서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Free한 시간을 쓸데없이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리하여 2주간의 미국 여행을 계획하였다. 우선, 첫 여정은 뉴욕. 항공편은 인천공항을 10시 50분에 출발하여 뉴욕 JFK 공항에 10시 50분에 도착하는 아시아나 222편을 이용하였다.

 

우선 여행에 앞서 준비한 것은 다음과 같다.

 

1. ESTA 신청

2. COVID-19 검사 결과지 (신속항원검사, 60,000원)

3. COVID-19 백신 접종 증명서

4. 여행자 보험 (27,000원)

5. 미국 유심 (41,000원)

 

해외 여행을 위해 출발일 기준 24시간 내에 받은 코로나 검사 결과지백신 접종 확인서가 준비되어야 했다. 가격이나 결과가 나오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PCR이나 RT-PCR보다는 신속항원검사가 더 효율적이다. 주변 이비인후과에서 6만 원으로 신속항원검사를 받았고, 15분 만에 결과지를 받아볼 수 있었다. 백신 접종 확인서의 경우는 현지에서 COOV로 인증할 수 있지만, 가끔 종이 결과지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에 비행기 탑승 및 현지 사용 모두를 위해 정부24에서 영문으로 출력하면 좋다.


1월 19일

눈에 뒤덮힌 인천국제공항
비행기에서 보이는 모습
기내식으로 나온 쌈밥과 유산슬

출발 당일, 인천에 내린 많은 양의 눈으로 항공편이 약 1시간 정도 지연되었다. 본래 10시 50분 출발이었으나 11시 30분에 출발하였고, 그러다 보니 뉴욕에 12시 04분에 도착했다. 비행기 날개에 쌓인 눈을 제거하는 작업을 보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OZ222편의 기내식으로는 쌈밥과 유산슬을 먹었는데, 두 메뉴 모두 매우 맛있었다. 전에 미국에 갔을 때엔 비행 내내 컨디션이 좋지 않아 기내식을 제대로 먹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마음껏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참고로 항공편 예매가 좀 늦었고, 코로나 시기까지 겹쳐 ICN→JFK, SFO→ICN 항공편이 총 1,637,000원에 달했다.

 

아침에 해당하는 기내식을 늦게 먹었기에 배가 고프지 않았고, 따라서 JFK 공항 도착 직후 점심을 먹지 않고 바로 숙소로 향했다.

 

앞으로의 여정을 생각해보았을 때, 7일권을 구매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판단하여 7일권(40,000원)을 샀다. 다만 에어트레인의 비용까지 따로 지불하여야 해서 번거로웠다. 메트로 카드는 특이하게 티머니와 같은 RFID 방식이 아닌 마그네틱 방식을 채용하기에 적절한 속도로 기계에 카드를 읽혀주어야 한다. 이게 생각보다 번거롭고 미개하게 느껴졌다.

 

숙소로 갈 때는 에어 트레인으로 자메이카 역에서 환승하여, E Train으로 Court Sq - 23rd st. 역에 하차하는 경로를 따랐다. 참고로 이 경로의 경우 7일권 구입 전에 이용하는 경로이므로 14,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처음 타보는 뉴욕의 지하철에 대해 여행 전에는 기대치가 음수에 가까웠지만, 의외로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물론 일부 미친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말이다. 솔직히 쥐가 막 돌아다니고, 모든 곳에 노숙자들이 있을 줄 알았지만 그건 아니었다.

 

숙소 내부

숙소는 롱 아일랜드 시티의 LIC 호텔로 하였다. 이곳은 E Train이라는 맨해튼으로의 적절한 교통이 있어 관광에 편리하며, 주변이 조용해 휴식하기에도 좋다. 객실 내부도 깨끗한 편이고, 조식도 베이컨, 삶은 달걀, 시리얼, 빵 등 먹을만하게 나온다. 다만 단점이 있다면 복도와의 방음이 영 좋지 않다는 것이다. 늦은 밤에 시끄러운 소리가 들릴 때가 있었다. 숙박비는 4박에 243,622원이 들었다.

 

맨해튼의 풍경
겐트리 플라자 주립 공원의 풍경
갈매기

숙소에 체크인을 한 후, 밖으로 나와 겐트리 플라자 주립 공원으로 향했다. 이곳은 이스트 강변에 위치한 공원으로, 맨해튼의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롱 아일랜드에 숙소를 잡았다면 가볼 만하다. 석양이 비치는 강변을 따라 걸으며 눈에 들어오는 맨해튼의 풍경은 아름답기도 하고 차갑기도 했다. 지는 해를 배경으로 날아다니는 갈매기의 모습은 묘하게 예뻤다. 날씨는 추웠지만 기분은 굉장히 좋았다.

 

미국에 도착해 처음 한 식사는 바로 피자. 호텔 근처에 위치한 Centro라는 피자집이다. 어떤 메뉴를 시켰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두가지 메뉴를 반반으로 시켰다. 피자의 크기는 굉장히 커 2명이 먹기에 살짝 많았다. 한 조각도 상당히 커 반으로 접어도 먹기 힘들었다. 그러나 상당히 맛있었기에 피자를 좋아하는 대식가라면 가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가격은 인당 22,000원이 나왔다.

 

이로써 첫째날을 마무리하였다.


1월 20일

사실 어떤 패스를 구매하겠다는 생각을 못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패스가 있는 편이 싸게 먹힐 것 같아, 후다닥 구매하였다. 구입한 것은 '빅 애플 패스'로, 원하는 상품으로 직접 구성할 수 있는 패스이다. 적정가보다 싸게 다닐 수 있어 좋다. 나는 자연사 박물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인트리피드 해양항공우주 박물관, MoMA, 탑 오브 더 락까지 총 5개의 구성으로 구매하였다. 가격은 150,000원이다.

 

구매 후, 실물 표 수령을 위해 타임스퀘어로 향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렸는데, 흐린 날의 타임스퀘어는 밝은 전광판과 함께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제야 뉴욕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긴 한데, 날이 흐려서 그런지 유럽 느낌도 났다. 

 

티켓 수령 후, 자연사 박물관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다. 수능에서 지구과학2를 응시했기에 지질 관련 내용에 대해 상당한 기대를 품고 있었고, 그 외에도 이곳 자체가 지질학 및 고생물학의 성지 느낌으로 알고 있었다. 한편 코로나 때문인지, 자연사 박물관 하면 떠오르는 그 큰 공룡 화석이 있는 입구로 입장하지는 못했고, 지하로 입장하였다. 박물관 자체의 규모가 상당하여 어디부터 봐야 할지 막막했는데, 일단 지도를 보고 발길이 가는 대로 봤다. 

 

단층

가장 첫번째로 둘러본 곳은 지구와 우주의 탄생. 이곳에는 지구 형성 초기의 암석이나 스트로마톨라이트, 호상 철광층 단면 및 여러 지질학적 표본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단층 표본인데, 예쁜 정단층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정단층이 맞는지 확실하지는 않다.)

 

티라노사우르스
티타노사우르스
자연사박물관의 유명한 입구

그다음으로 둘러본 곳은 공룡 화석이 존재하는 곳. 티라노사우르스, 아파토사우르스, 트리케라톱스, 스테고사우르스 등 유명한 공룡들을 비롯하여 다양한 고생물 화석을 볼 수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화석은 티타노사우르스의 화석으로 그 크기가 얼마나 거대한지 전시장 하나에 다 들어가지도 않았다. 파노라마로 찍어야 전체가 겨우 나오는 수준이다.

 

그 외의 전시장에는 각 대륙의 생물 모형 같은 것들이 있었고, 그 유명한 입구의 모습도 보았다.

 

치킨, 그리츠, 맥앤치즈

관람을 끝내고 점심을 먹으로 할렘의 Sylvia's로 이동했다. Sylvia’s의 대표 메뉴는 치킨과 그리츠인데, 사실 숨겨진 메인 메뉴는 바로 식전빵이다. 식전빵은 단짠의 전형적인 조합과 적당히 부드러우면서 바삭한 식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치킨보다 더 맛있었던 것 같다.

 

치킨의 경우, 우리나라 치킨보다 살짝 더 짠맛이 강하면서도, 속살은 굉장히 윤기가 흘렀다. 사람에 따라 비린내가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지만 필자는 딱 좋았다. 그리츠는 너무 느끼해 거의 먹지 못했다. 한편, ‘콜라드 그린’이라는 반찬이 있는데, 우거지를 미국식으로 무친 느낌이라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으로는 못 찍었다.) 여기에 더해, 서버가 상당히 친절했다. 흑인 특유의 유쾌함(?)이 식사를 즐겁게 만들었다. 가격은 38,000원이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전경

점심 식사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으로 이동하였다. 이곳은 MoMA와 더불어 우리가 책에서, 또는 인터넷에서 익숙하게 봐왔던 미술 작품들이 대거 전시되어있는 곳이다. 보통 그 규모와 소장품의 방대함 때문에 여러 날짜를 잡고 보기도 하는데, 필자는 미술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어 반나절로 충분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우선 가볍게 중세 유럽의 작품을 보았다. 이곳에는 시대상이 시대상인 만큼 상당히 종교적인 색채를 띠고 있는 작품들이 많았다. 뭔가 어렴풋이 본 것 같지만 잘 모르겠는 작품들이 많았는데, 이는 여러 작품들이 공통된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어서 근대~현대 작품으로 가는 길에 악기 전시관에 들렀는데, 거의 15세기의 악기도 있었고 처음 보는 악기도 많았다. 특히 여러 종류의 금관악기를 볼 수 있어 좋았다.

 

밀짚 모자를 쓴 자화상(좌),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초입방체(우)

그리고 대망의 근대~현대관. 이곳에는 일반인들이 알법한 작품들이 매우 많이 있다. 고흐, 고갱, 모네, 달리, 몬드리안 등의 작품들이 있는데, 이 중 고흐의 자화상 (빈센트 반 고흐, 밀짚 모자를 쓴 자화상, 1887) 앞에서 가장 긴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후에 MoMA에서 별이 빛나는 밤을 감상하며 느끼는 것과 같지만, 역시 그의 정신세계를 잘 엿볼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 또한, 달리의 초입방체가 등장하는 그림 (살바도르 달리,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 - 초입방체, 1954) 역시 매우 인상 깊었다.

 

이외에도 그리스 시대 조각 등이 있었으나,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보지 못했다. 물론 티켓 자체가 하루 관람권이 아닌 만큼 다음날에도 와서 볼 수 있지만, 유명한 작품들은 이미 본 후라 그다지 흥미는 없었다. 오히려 너무 걸어 다닌 탓에 많이 지쳤고, 저녁을 먹을 틈새도 없이 숙소에 오자마자 잠들어버렸다. (그리고 시차 적응은 실패했다.)

 

이로써 둘째 날을 마무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