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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201 미국

2201 미국 | #5~7 스프링필드, 보스턴

by saika.stella 2022. 5. 18.

1월 23~24일

펜실베이니아 역

5일차에는 뉴욕을 떠나 스프링필드로 향했다. 이곳에는 내 친척이 살고 계시기에, 그분과 만나고 집을 구경하러 갔다. 먼저 뉴욕 펜실베이니아 역에서 암트랙을 타고 뉴 헤이븐 역까지 간 다음, 거기서 다시 암트랙을 타고 스프링필드로 가는 여정이다. 이런 여정은 모두 합해 29,000원이 들었다.

 

암트랙 열차 내부
뉴 헤이븐 역

펜실베이니아 역에서 뉴 헤이븐 역까지는 9:00~10:45, 뉴 헤이븐 역에서 스프링필드까지는 11:00~12:23으로 예정되어있었다. 그러나 뉴 헤이븐 역에서 환승을 할 때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우선 열차가 어느 플랫폼으로 들어오는지 명확히 안내가 되어있지 않았고, 거기다가 열차 자체도 연착되었다. 주변의 다른 여행객들도 서로 물으며 어이없는 눈치였다. 그래도 탔으니 망정이지, 계속 열차가 안 왔다면 그만큼 당황스러운 상황도 없었을 것이다. 

 

염소!
집 앞 마당의 풍경

친척 집은 굉장히 외딴곳에 위치해있기에 그야말로 자연 한가운데로 들어온 기분이었다. 더군다나 눈이 약 10~20cm는 족히 온 상태라 뭔가 신비로운 느낌이었다. 이곳에서 드론을 날리거나 사격을 하고, 또 눈 덮인 산에서 트래킹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염소도 봤는데 매우 귀여웠다. 자세한 이야기는 privacy이기에 생략하겠다. 어쨌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재밌는 활동을 했다.

 

여기서 문제는 다시 스프링필드를 떠나 보스턴으로 가는 6일차에 발생한다. 열차는 18:04에 출발하는 것으로 되어있었으나, 눈이 꽤 많이 와 열차가 지연되었다. 한 시간, 두 시간 계속 지연되며 나는 혹여나 보스턴에 가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마음을 졸였다. 그러던 후 갑자기 한 시간 지연으로만 나와, 바로 스프링필드 역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친척과 헤어진 뒤 열차를 기다리는데, 또 지연이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렇게 역에서 1시간 가까이를 더 기다린 후 열차를 겨우 탄 시각은 밤 8시쯤이었다. 결국 최종적으로 2시간이 지연된 셈이다. 이런 경험을 하며 확실히 우리나라 철도 시스템이 훨씬 낫다는 생각을 했다. 이 경우 10,000원이 들었다.

 

South Station의 플랫폼

보스턴 South Station에 도착한 것은 밤 10시쯤이었다. 이곳에서 급하게 charlie ticket을 구매하고 호텔로 향했다. 호텔은 '더블트리 바이 힐튼 보스턴 베이사이드'로, 체크인을 도와주는 호텔 직원이 굉장히 유쾌하여 기억에 남는다. 물을 무료로 마시지 못한다는 것을 빼면 굉장히 만족스러운 호텔이었다. 방은 넓고 깔끔했으며, 가격도 비싸지 않았다. 시내와의 거리도 멀지 않다. (방 사진을 안찍었다.) 숙박비는 2박에 130,000원이 들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5일차와 6일차가 마무리되었다.


1월 25일

먼저 이동을 위해 Charlie card를 충전하였다. 일종의 교통카드로, 뉴욕의 미개한 종이-플라스틱 카드와는 차원이 다르다. 역시 보스턴이 교통 체계는 굉장히 잘 되어있는 것 같다. 카드는 주변의 큰 역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하버드 대학교의 전경

나는 이공계열이고 같이 간 친구 역시 이공계열이기에 하버드보다는 MIT에 더 관심을 두었지만, 일단 유명하고 높은 수준의 대학교이기에 하버드 대학교에 방문하여 잠깐 둘러보았다. 캠퍼스는 생각보다 작았다. 대충 몇 개의 오래되어 보이는 건물과 공원 느낌이었다. 다만 건물 한채 한 채는 굉장히 고풍스러워 보이긴 했다. 그리고 코로나 때문인지 굉장히 한산하여 아무 생각 없이 돌아다닐 수 있었다.

 

MIT의 이과틱한 조형물

이어서 MIT를 방문했다. 역시 공대의 탑 답게 역에 내리자마자 카페인의 분자구조가 보였다. 역시 공대생들의 친구는 카페인이 맞는 것 같다. 그리고 학교에 들어가면 몇 개의 조형물들이 있는데, 이들 대부분이 상당히 이과틱하다. 당장 위 사진의 사람 모양 조형물도 다양한 수식 기호로 이루어져 있다.

 

MIT의 전경

하천을 따라 살짝 걸으면 MIT 하면 떠오르는 그 유명한 돔(The Great Dome)이 나온다. 돔 앞에는 큰 마당이 펼쳐져 있는데, 신기하게도 여기에 엄청난 수의 캐나다 기러기가 있었다. 위 사진에 있는 게 전부 캐나다 기러기다. 가까이 다가가도 전혀 도망가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어느 순간이 되자 갑자기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돔 옆에 있는 건물에는 유명한 과학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돔 내부로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고 있어 들어가지 못했다.

 

여러 건물들

돔을 본 뒤, 캠퍼스 전체를 둘러보았다. 캠퍼스의 넓이도 넓이지만 건물들이 딱 공대틱하게 생겼다. 흔히 말하는 'nerd'들이 잔뜩 있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그런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우리나라도 비슷하지만 MIT는 그 결이 살짝 다른 느낌이다.

 

BLT(좌), 하버드 굿즈샵(우)

점심은 MIT 주변의 'Shy Bird'에서 먹었다. 이곳은 나는 BLT를 시켰는데 생각보다 양이 매우 많았다. 맛은 생각보다 괜찮았지만 역시 양이 많아 다 먹지는 못했다. 가격은 29,000원에 달했다. 이어서 근처의 MIT 굿즈샵(COOP)를 방문했다. 하버드 굿즈샵 역시 갔는데 이곳에서는 딱히 구매한 것은 별로 없고, MIT 굿즈샵에서 옷이나 노트 등을 구매하였다. 여담으로 하버드 굿즈샵은 1층이 옷, 2층이 대략 전공 서적 등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MIT 굿즈샵은 옷과 스티커, 노트 등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것 같았다.

 

이후 버클리 음대로 이동했지만, 내부로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고 캠퍼스 자체도 대학이 아닌 일종의 학원처럼 보여서 주변만 살짝 둘러본 후 바로 보스턴 커먼 공원으로 이동했다.

 

보스턴 커먼

보스턴 커먼 공원과 여기서 시작되는 길인 프리덤 트레일은 유서 깊은 도시의 역사가 그대로 보존되어있는 곳이다. 공원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시간도 해가 질 때라 살짝 쌀쌀했지만 풍경은 예뻤다. 특히 앞에 보이는 주 의사당의 금색 돔이 태양빛을 받아 빛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주변의 풍경과 뭔가 이질적이면서도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구 시청사(좌), 올드 사우스 집회소(우)

공원에서 시작하는 프리덤 트레일에는 오래된 건물들이 잔뜩 있다. 위의 사진은 구 시청사와 올드 사우스 집회소이다. 이 중 집회소의 경우, 보스턴 차 사건이 일어날 때 이를 기획한 집회가 열린 곳이다. 이 외에도 역사적인 교회들과 건축물들이 다수 있으니 길을 걸으며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퀸시 마켓과 랍스터

더 걸으면 퀸시 마켓이 나온다. 이 건물도 꽤 오래된 건물이다. 이곳은 여러 음식을 파는 것으로 유명하고, 특히 랍스터와 클램차우더로 유명하다고 하여 들어가 보았다. 시장 안의 'Boston & Maine Fish Co'라는 곳에서 랍스터와 클램차우더(38,000원)를 사 먹었는데, 이번 미국 여행에서 먹은 음식들 중 가장 거품이 낀 음식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랍스터는 몇천 원 주고 사 먹을 정도의 저렴한 샐러드고, 클램차우더는 짜기만 하다. 몇만 원 주고 먹을 음식이 절대 아니다.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이렇게 미국에서의 7일차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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