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501 시즈오카, 도쿄

2501 일본 | #6 - 하코네, 1번 국도 라이딩, 도쿄

by saika.stella 2025. 1. 26.

1월 20일

오다와라역으로 진입하는 오다큐 1000형

하코네 관광의 날. 벌써부터 오다와라역에는 사람이 많다. 하코네 등산철도선을 타고 하코네유모토역으로 간 다음, 거기서 열차를 한번 갈아타 고우라역까지 갔다. 하코네유모토역까지 가는 열차는 지극히 평범한 오다큐 1000형이었으나 하코네유모토에서 갈아탄 열차는 참 신기하게 생긴 하코네 3000계였다.

 

일단 열차의 높이에 비해 폭이 좁은 느낌이 들었는데, 이와 함께 엄청나게 큰 창문이 달려있어 마치 등산철도 버전 로망스카 같았다. 아무튼 일본 열차 같지 않고 스위스 열차라는 느낌이 팍팍 들었다. 그리고 스위치백 구간이 무려 3개나 있는데, 각 구간에 역 또는 신호장이 있고 신호장에도 역명판이 있었다. 최고 경사는 80퍼밀. 엄청난 경사다. 장장 수직으로 500m 가량을 올라간다.

 

하코네 등산 케이블카

그리고 고우라역에서 바로 하코네 등산 케이블카로 환승. 열차의 형식 중 하나인 케이블카인데, 위에서 줄로 열차를 끌어올려주는 형태이다. 그런 만큼 선로에 굵은 줄이 보이고, 맞은편에도 열차가 보여서 밸런스가 맞는 것 같다. 아무래도 케이블카인만큼 속도는 느리지만, 올라가는 선로의 경사가 엄청나다. 이 친구는 무려 200퍼밀.

 

그렇게 소운잔역에 도착하여 로프웨이로 환승하려고 했으나, 이날은 소운잔에서 오오와쿠다니까지 로프웨이가 운행하지 않아 버스로 이동했다. 다만 대체수송편은 로프웨이 값이 1500엔을 그대로 받는 반면, 일반 노선 버스를 탄다면 저렴한 300엔 정도로 오오와쿠다니까지 이동할 수 있기에 합리적이다. 굳이 대체수송편을 탈 이유는 전혀 없다.

 

오오와쿠다니의 일부

그렇게 오오와쿠다니(大涌谷) 도착! 노보리제츠의 지고쿠다니처럼 온천수가 솟고 김이 펄펄 나는 지대이다. 사실 규모 자체가 노보리베츠보다 작고 너무 인위적으로 개발해 놓은 느낌이라 오오와쿠다니 자체는 볼 게 별로 없다.

 

후지산!

그런데 마침 날이 풀려서,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후지산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애초에 시즈오카에 4일을 내리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후지산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웠는데, 이제야 일단 보기는 볼 수 있어서 다행일 따름. 다만 하코네에서는 호에이산이 보이지 않기에 뭔가 밋밋한, 마치 야마나시에서 보는 듯한 후지산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앞에 산이 있음.

 

쿠로타마고

나름 오오와쿠다니에서 유명한 검은 달걀(黒卵). 일단 검기는 한데 속은 하얗고, 일반적인 퍽퍽한 하얀 달걀이라 계란을 깐 다음에 빨간약을 먹었다. 차라리 우리나라 찜질방에 있는 구운 달걀이 더 좋다. 그건 쫄깃하기도 하고 색도 있어서 재밌는데, 요건 껍질만 검고 내용물은 맛도 없는 삶은 달걀이라.

 

아시노코의 풍경

그렇게 오오와쿠다니를 떠나서 아시노코(芦ノ湖)에 도착. 역시 버스를 타고 갔다. 그리고 자전거 라이딩의 시작점이 될 장소다. 정확히는 코지리(湖尻)에 위치한 Hello Cycling 스테이션에서 시작했다. 

 

대충 코스는 코지리에서 호숫가를 따라 내려간 후, 75번 국도에 진입해 산을 오르다가 1번 국도로 고우라를 거쳐 오다와라까지 가는 경로이다. 꽤 오래 걸릴 것을 알기 때문에, 헬로 사이클링의 1일 최대 이용금액인 1500엔을 미리 생각하고 갔다. 처음에 살짝 업힐이 있고 이후는 전부 다운힐인 코스이기 때문에, 특히 전기자전거로 간다면 부담 없이 탈 수 있다. 254m를 올라가고 974m를 내려간다.

 

1번 국도 최고지점

75번 국도를 거쳐 1번 국도에 진입하고 얼마 가지 않아 나오는 1번 국도 최고지점 표지판. 해발고도 874m를 자랑한다. 여기서부터는 사실상 거의 다운힐이라 최고 속도 40km/h 제한을 받는 자동차들과 같은 속도로 내려갈 수 있다(일부 구간은 50km/h 제한이나, 오다와라 경찰서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40km/h 제한이다). 실제로 이후로 40km/h를 찍으며 자동차 눈치를 보지 않고 내려갔다. 물론 안전 준수! 안전하게 탄다면 괜찮다. 대충 고우라까지 평균 20km/h 나왔다.

 

토로로 우동

가다가 길 중간에 위치한 식당 타키노야(たきの家, 타베로그 3.25)에서 점심을 먹었다. 우동과 나베 등등을 파는 곳인데, 메인은 사슴 고기나 생선 요리인 듯하나 아무튼 나의 원픽 토로로 우동을 먹었다. 여름이나 겨울이나 계절을 타지 않는게 바로 토로로 우동. 냉우동이지만 정말 맛있다. 이 집 같은 경우 우동 면을 토로로에 적셔 먹는 형태였는데, 처음 보는 방식이었지만 맛있었다. 토로로 특유의 걸쭉하고 끈적하면서도 입 안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고 깨끗한 게 너무 좋다. 토로로 최고!

토로로

소전2 최애도 토로로다.

 

온천을 마치고

계속 달려서 고우라 도착. 근처에 있는 국민숙사 하코네 타이요 산장(国民宿舎 箱根太陽山荘)에서 하코네 온천을 맛보았다. 수건 포함 1200엔이어서 나름대로 합리적이었고, 이후에 적당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온천은 실내탕으로 3명 정도가 이미 있었다. 약한 유황 느낌이었는데, 아무래도 노보리베츠의 말도 안 되게 강한 유황급은 아니었으나 일단 유황 온천은 맞아서 당일 계속 유황 냄새가 피부에 남아있었다.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고 느꼈다.

 

그렇게 온천을 마치고 다시 1번 국도를 타고 오다와라까지. 가는 길에 고속도로를 만나서 적절히 우회하긴 했으나, 전체적으로 다운힐이어서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아주 살짝 있는 업힐도 전기 자전거의 어시스트에 힘입어 문제없음. 그렇게 아시노코~고우라가 14.84km에 44분 13초, 고우라~오다와라가 16.39km에 48분 13초가 나왔으니 전체 평균 속도가 약 20km/h 정도이다. 최고 속도는 40km/h 내외. 아주 만족스럽고 시원한 라이딩이었다. 

 

그렇게 오다와라 도착 후 바로 도쿄로. 역시 일반 열차다. 도카이도 본선(우에노 도쿄 라인) 딸깍하면 그만.

 

아베무지카 (1층)

도착하자마자 바로 하라주쿠로 가서 MyGO!!!!! × Ave Mujica 팝업 스토어를 방문. 우연히도 이날까지였기에 무조건 이때 방문할 수밖에 없었다. 1층은 아베무, 3층은 마이고로 구성되어 있다. 당연히 마지막 날인 만큼 (중국인이 쓸어가서) 굿즈가 씨가 말라 있었지만, 그래도 만족스럽게 구경할 수 있었다. 나름대로 아주 이쁘게 꾸며놓았고, 성우들도 왔다 가서 이런저런 곳에 싸인이 되어있었다. 굿즈나 등신대도 애정(?)이 담긴 배치를 느낄 수 있었다.

 

아오 무츠미치

모-티스야 무츠미 어디 갔니... 4화 보고 충격받은 시점에 이 글을 쓰고 있다.

 

마이고

3층에는 마이고가 이쁘게 되어있다. 역시 성우들이 왔다 갔는데, 아논소요에 나란히 싸인이 되어있는 게 인상적. 역시 정실.

 

김치마요마구로 / 간장게장

저녁은 스시로 신주쿠산초메점(スシロー 新宿三丁目店, 타베로그 3.13)에서. 대충 15 접시 먹었는데, 스시로는 역시 스시로지만 이번에는 무슨 유튜버와의 콜라보로 김치마요 마구로 스시와 간장게장 스시를 만들었다길래 먹어보았다. 일단 전자의 경우 김치마요의 맛이 확실히 느껴지는건 맛지만, 홍보 문구와 달리 1도 맵지 않았다. 후자의 경우 전혀 간장게장 같지 않았다. 일본에서의 간장게장 붐 속 일본인들은 간장게장을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라고 깨달을 수 있었을 뿐. 아무튼 스시로는 GOAT이 맞다.

 

아베무 신곡을 불러요

전에 갔던 카라오케를 다시 방문하여 아베무, 마이고, 걸밴크 곡들을 전부 불렀다. 너무 좋아요... 사실 Georgette me, Georgette you가 벌써 노래방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이 참 놀라웠다. 반신 반의로 쳐본 건데 이게 있다니. 두 번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