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501 시즈오카, 도쿄

2501 일본 | #4 - 미호, 이즈(도가시마, 시모다) / 유루캠 성지순례 (3)

by saika.stella 2025. 1. 23.

1월 18일

얼탱

이즈로 향하는 날. 시미즈항에서 출발하는 페리를 타고 토이항으로 가려고 했으나... 어이가 없게도 1월부터 2월까지 페리가 전편 운휴한다는 충격적인 뉴스를 보고야 말았다. 그러면 남은 방법은 열차와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뿐. 시즈오카에서 미시마까지 도카이도 본선 보통열차로 이동한 후 이즈하코네철도 슨즈선으로 갈아타서 슈젠지까지 이동, 그리고 버스로 도가시마까지 가는 굉장히 돌아가는 루트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미호노마츠바라 앞 해안가

일단 정신을 차리고 미호 관광부터. 전에 왔을 때 풍경이 너무나 좋았기에 이번에도 방문했다. 그러나 아주 아쉽게도 후지산 부근에 구름이 상당이 껴서 애초에 후지산이 어디 있는지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래도 역시나 바다색은 너무 이쁘고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서 참 좋았다. 역시 이쪽 도로는 자전거 타기에 아주 좋은 것 같다. 시미즈역에서 1.5~2시간 정도 잡으면 둘러보기에 충분.

 

도카이도 본선 보통열차

그런데 어쩌다보니 미호노마츠바라 앞에서 관광협회(?) 설문하시는 분에게 15분가량을 잡히는 바람에 시간이 살짝 부족해져서, 오는 길은 엄청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일단 겨우겨우 시간 안에 도착해서 11시 35분 열차를 탈 수 있었다. 도카이도 본선 보통열차이다. 

 

요하네 풀랩핑 열차
해피 파티 트레인

아무튼 미시마역에서 12시 38분 출발 이즈하코네철도 슨즈선으로 환승했는데, 어째 요하네 풀랩핑 차량이 왔다. 누마즈의 도시답다. 근데 이게 풀랩핑이라 창문까지 랩핑 되어있는데, 그래서 밖을 보는 게 상당히 힘들다. 창 밖 풍경에 초점을 맞추면 랩핑 때문에 눈이 상당히 아파서 그냥 앉아서 자는 게 최선인 듯. 그리고 묘하게 부담스럽다. 슨즈역에 내리니 해피 파티 트레인 풀랩핑 차량도 있었다. 둘이 같이 있다니...

 

이어서 13시 30분 슨즈역에서 도가시마로 가는 버스에 탑승. 1시간 30분이나 가야 하는 데다가 운임이 무려 2480엔이나 한다. 페리 운휴때문에 족히 1000엔은 날린 듯. 그나마 해안가로 이동하는 버스이기도 해서 그런지 기사님이 볼 게 있으면 차내방송으로 말해주셨다.

 

나데시코가 앉았던 자리
GEO 사시미 정식

드디어 15시에 도가시마 도착! 배가 너무 고파서 바로 도가시마 쇼쿠도(堂ヶ島食堂, 타베로그 3.43)로. 여기서부터 다시 유루캠 성지순례 시작이다. 2기 마지막에 나온 곳으로 주인공일행 등등이 우르르 몰려온 곳이라, 두 테이블에 걸쳐서 캐릭터들이 앉은 곳이 귀엽게 표시되어 있다. 메뉴는 GEO(地魚) 사시미 정식으로 했다. 7가지 사시미가 나오는 정식으로 역시 해안가답게 아주 신선하고 맛있었다. 2640엔이나 했지만 버스 운임을 생각하면 전혀 비싸게 느껴지지 않는 마법.

 

천창동 동쪽 입구

도가시마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천창동(天窓洞)을 보러 갔다. 침식 등등에 의해 옆으로 바닷물이 유입되는 동굴 윗부분이 뚫린 지형인데, 꽤 멋있긴 했으나 이때 햇빛이 거의 들지 않아 드라마틱하게 보이진 않았던 점이 좀 아쉽다. 그리고 이 부분 바닷물이 약간 고여서 그런지 쓰레기가 많다. 분명 물 색은 아름다운데 쓰레기가 엄청 떠있으니 묘했다.

 

도가시마 톰볼로(였던 것)
멋있는 층리

산을 좀 더 타면 암벽이 나오는데, 여기선 아주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우선 톰볼로가 보인다. 간조 때만 건너갈 수 있는 섬과 육지를 잇는 일종의 땅인데, 여길 건너가는 것도 유루캠에 등장한 바 있다. 또 근처 해안절벽에는 지층이 아주 이쁘게 구분되어 있는 침식 지형이 존재한다. 이렇듯 아주 평화롭고 아름다운 해안 풍경이다.

 

온 세상이 유루캠

그리고 아주 당연하게도 도가시마 곳곳에 유루캠 등신대 같은 것들이 있다.

 

여기도 있는 등신대
온천 바로 옆에서의 풍경

이제 슬슬 해가 질 때가 되어 사와다 공원 노천온천(沢田公園 露天風呂)을 방문. 이곳 역시 유루캠에 등장한 곳이다. 굉장히 작고 열악한 시설에 비해 온천 값이 좀 있는 편이다. 사람 6명이 정원이라고 하는데, 4명 이상 들어가면 제대로 즐길 수 없는 수준의 작은 탕이었다. 그래도 풍경은 참 좋았다. 탁 트인 바다와 지는 해가 보이며 조용하게 파도 소리 정도가 들리는데 분위기 하나만은 굿.

 

온천을 마치고 17시쯤 시모다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운임은 1680엔으로 전보다는 저렴하다.

 

우니 군함
3종 세트

시모다 도착 후 회전초밥 사카나돈야(回転寿司 魚どんや, 타베로그 3.53)에서 저녁을 먹었다. 시모다 역시 해안도시기 때문에 물고기가 유명하고, 그러면 당연히 스시를 먹는 게 맞다. (라고 하기엔 어디서 먹을지 엄청 고민하긴 했다) 아무튼 역에서 살짝 거리가 있기는 했지만, 굉장히 맛있었다. 전체적으로 활어보다는 숙성회로 스시를 내는 점포였는데, 이게 충분히 잘 숙성되어 깔끔하고 좋았다. 여러모로 우여곡절이 많은 하루였기에 잔뜩 먹고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