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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401 주부, 도쿄

2401 일본 | #5 - 도쿄 (블루아카 콜라보카페, Bar Anthem)

by saika.stella 2024. 1. 26.

1월 24일

신칸센에서 보이는 후지산
지연 꼬라지

시즈오카 역에서 신칸센을 타고 도쿄로 향했다. 그런데 나고야-신오사카 역 사이에서 내린 폭설로 인해 도카이도 신칸센 전체가 상당히 지연 중이었다. 신칸센이 진연되는 경우는 드문데 역시 도괴. 원래 히카리를 타려고 했는데 그보다 좀 전에 오는 코다마는 10분 지연, 그 후의 히카리는 20분 지연이어서 결국 뭘 타나 도착 시간은 똑같았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코다마를 타고 말았다. 정차역이 참 많다.

 

츠키미 우동

도쿄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우동이 땡겨서 전에 간 타케야 (竹や, 타베로그 3.64) 에 갔다. 이번에는 츠키미 우동을 시켰는데 역시 우동은 츠키미. 계란 노른자를 풀기 전에도 국물을 마셔보고 그 후에도 마셔보면 그 차이가 재밌다. 가쓰오부시의 인상적인 향을 즐기고 계란의 포근함도 즐길 수 있다. 국물과 별개로 면도 쫄깃하니 아주 좋았다.

 

E231계

타케야에서 아키바까지 쭉 내려오는 길에는 오차노미즈역이 있다. 열차 구경하는 맛이 있는 곳.

 

히나 (드레스)

며칠 전에 방송했던 블루아카 3주년 방송에 등장한 드레스 히나 광고가 있었다. 아키바 전체가 몰루다.

 

밍기적밍기적 아키바를 둘러보았다. 뭐 사실 딱히 사려는 건 없었고 약간 도쿄에 가면 하는 연례행사 느낌. 멜론북스에서 몰루 동인지 몇 권만 집어왔다. 전체적으로 아키바 상권이 확실히 줄어드는 게 체감되긴 했다.

 

이쁘게 전시되어있는 굿즈들

운 좋게도 이날부터 블루아카 콜라보 카페가 시작되어 미리 예약해 놨다. 사실 예매 실패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되어서 놀랐다. 아무튼 이케부쿠로 애니메이트 2호점에서 14시 50분부터 시작되는 타임인데 30분쯤 갔더니 내가 두 번째였다. 이후로 한국인들이 꽤 오는데 현지 회사원도 있고 서양인도 있고 참 다양했다. 들어가면 받은 QR 코드로 메뉴를 주문하고, 들어온 순서대로 굿즈 구매를 할 수 있게 되어있다. 줄 앞뒤로 한국인인 것 같았다. 

 

이번 특전 / 돈부리 그릇

요번 콜캎의 특전은 코스터인데 급양부 두 명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돈부리 그릇이 다른 굿즈랑 별도로 전시되어 있는데 전시해 놓은 게 꽤 고급스럽게(?) 해놓았다.

 

우선 준코의 경단경단~♪ (ジュンコのお団子お団子~♪) 세트. 로즈힙 티와 경단이 나온다. 아주 평범하게 달달한 차와 아주 평범하게 달달한 경단. 말 그대로 디저트 메뉴.

 

스코빌치 높은 겁나 매운 김치 볶음밥 (スコヴィル値高めの激辛キムチチャーハン). 이름과 달리 맵지 않다. 같이 나오는 소스를 전부 뿌렸는데도 그렇게 맵진 않았다. 그래도 맛은 생각보다 좋았다. 소스랑 밥이 잘 어울리는 듯? 물론 우리나라의 김치볶음밥의 매운맛과는 꽤나 다른 계열이긴 했는데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문제는 가격. 이게 1400엔이다.

 

이번 콜라보 카페는 내부가 그렇게 막 꾸며져 있다거나 하진 않아서 우리나라의 애니플러스 콜라보카페와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물론 더 체계적이라는 느낌은 있었지만. 안내방송이라던가 손님들의 굿즈 구매 방식이라던가 아무튼 뭔가 짜임새 있다고 느꼈다. 특히 굿즈의 경우 되팔이 금지를 위해서인지 각 테이블마다 고유의 주문서를 동봉하는게 인상적.

 

뭔가 많이 들어간 라멘

저녁은 라멘 카이 (らーめん改, 타베로그 3.78) 에서. 뭔가 많이 들어간 시오라멘 비슷한 라멘을 파는데, 조개 육수를 사용해서 기존 라멘과 육수의 결이 살짝 다르다. 꽤나 깔끔한 느낌. 다만 맛 자체가 특이하거나 뛰어나지는 않았고 살짝 물리는 느낌이라 가격을 생각하면 그렇게 만족스럽진 않았다. 그러다보니 타베로그 평점이 상당히 과대평가된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3.4~3.5 정도가 적당할 듯? 3.78이면 매우 상위권에 속하는 평점인데 절대로 그 정도의 맛이 아니었고, 무엇보다 차슈가 차가운 것도 좀 그랬다.

 

라스트워드 하이볼 / 도쿄 리브레

리버사이드 증류소에 딸린 바인 Stage by The Ethical Spirits&Co. (타베로그 3.18) 에 갔다. 진을 전문적으로 만들고 판매하는 증류소인 만큼 다양한 오리지널 진으로 만든 칵테일을 선보이는 곳이다. 원래 음식과 칵테일을 페어링해서 팔지만 내가 간 날에는 칵테일만 팔았다. 첫 잔은 라스트워드 하이볼인데, 말 그대로 롱드링크로 마시는 라스트워드이다. 맛은 있었는데 아무래도 원본이 나은 듯. 숏을 롱으로 바꾼 칵테일은 김렛 하이볼만 맛있었다. 두 번째는 도쿄 리브레. 진, 럼, 그리고 수제 콜라가 들어갔다. 쿠바 리브레의 기주를 섞은 느낌인데, 무엇보다 수제 콜라가 꽤나 허브허브하고 독특해서 맛있었다. 콜라 맛이 나긴 하는데 그것보다 아예 새로운 음료라고 부르는 게 맞을 듯.

 

진 토닉 / 카이칸 피즈

이번 여행 마지막 바는 긴자의 Bar Anthem (バー・アンセム, 타베로그 3.08). 아주 전형적인 일본의 클래식 바이다. 왠지 클래식하면 할 수록 타베로그 평점이 낮아지는 느낌이 있다. 타베로그 이용자들이 클래식보단 모던 클래식을 원하는 건지, 아니면 우리나라처럼 펍이나 플레어 바를 원해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진 토닉은 아주 무난하게 맛있었다. 재료가 뭐가 들어가는지 계속 봤는데 잘 모르겠어서 물어본다는 걸 까먹었다. 아무튼 기존 진 토닉과 아주 살짝 다른 느낌이 느껴지는데, 좀 더 소프트하다고 해야 하나? 킥이 뭔지 모르겠다. 두 번째는 카이칸 피즈. 카이칸은 항상 집에서만 마셔봐서 바텐더의 카이칸은 어떨까 생각했는데, 정말 적절한 요구르트 맛이었다. 진-우유-레몬-시럽의 밸런스가 아주 잘 잡혀있었다. 생각보다 집에서 만들어 마시는 것과 비슷해서 놀랐다.

 

다이키리 / 사이드카

세 번째는 다이키리. 인생 다이키리인 상수역 크로우의 다이키리와는 또 다른 칵테일. 상큼달달하고 묵직하지 않았다. 뭐가 더 취향이냐 하면 크로우 쪽이긴 한데, 이곳의 다이키리는 크로우 쪽과는 아예 다른 칵테일이라 생각하는게 나을 듯. 역시 조합이 단순할 수록 어렵다. 네 번째는 사이드카로, 재료에 변주가 살짝 들어간 만큼 바텐더만의 밸런스가 잘 잡혀있었다. 옆에 앉은 텍사스에서 온 사람도 사이드카를 시키고는 아주 만족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

 

블러디메리 / 진 피즈

마스터가 가장 좋아하는 칵테일이라는 블러디메리. 특이하게 보드카, 토마토주스, 레몬주스만 들어간다. 이시노하나 느낌? 아무튼 토마토가 신선해서인지 아주 깔끔하고 맛있었다. 마지막 잔은 일본틱한 진 피즈를 요청해 보았다. 오스즈라는 증류소에서 만든 진이라고 하는데, 딱히 구체적으로 막 일본틱하다는건 못 느꼈지만 그래도 일단 맛있긴 했다.

 

앤섬이랑 아그로스랑 선택하라고 한다면 난 개인적으로 아그로스를 선택할 듯. 아그로스 쪽이 사람이 적고 마스터의 취향, 성격 등이 더 잘 맞는다고 느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비스가 엄청 후하다. 그래도 앤섬도 아주 좋은 바라고 생각한다. 여담으로 옆에 앉은 미국인이랑 마스터 사이에서 영어-일본어 통역을 했다. 한국인이 영어-일본어 동시통역하는 기회를 기지기는 어려운 만큼 좋은 경험이긴 했다. 그런데 이 분은 무슨 긴자만 10번 넘게 와서 바를 다니곤 했다는 걸 듣고 놀랐다. 

 

도쿄에서 지낸 숙소는 벨켄 호텔 도쿄 (BELKEN HOTEL TOKYO) 이다. 위치가 상당히 애매하긴 한데 아무튼 니혼바시 역까지 걸어서 8분 정도 걸리고, 도쿄 역까지는 15분 정도가 걸린다. 애초에 긴자에 있는 바에 갔다가 막차가 끊겼을 때 걸어서 돌아올 수 있는 곳의 숙소를 예약한 것이었고 실제로 앤섬에 갔다가 걸어서 돌아왔기 때문에 만족했다. 호텔 자체는 평범한 비즈니스 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