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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308 도쿄, 야마나시

2308 일본 | #2 - 아키하바라, 바 이시노하나

by saika.stella 2023. 8. 17.

8월 14일

영화값이 꽤 비싸다

느긋하게 일어나 영화를 보러 TOHO 시네마즈 이케부쿠로점에 갔다. 마침 특별편 울려라! 유포니엄: 앙상블 콘테스트가 상영 중이었기에 보게 되었다. 사실 맹세의 피날레를 본 지 좀 많이 되어 스토리가 제대로 기억이 안 났는데, 보러 가기 전에 한번 정주행 할 것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58분의 짧은 러닝타임이었지만 부장으로서 쿠미코의 고민, 츠바메라는 캐릭터의 성장 등 꽤 괜찮게 만들어진 것 같다. 시리즈답게 음악은 여전히 좋고 작화도 최상급이었다. 마지막에 3기 예고편(?)이 아주 신경 쓰였다. 근데 솔직히 러닝타임 비례로 표값을 받아야 하는게 아닌지?

 

마이고데모 스스메ㅠㅠㅠ

영화관 근처에 한창 방영 중인 마이고 애니의 키비주얼 배경이 된 장소가 있다. 선샤인 거리의 한 교차로인데 근처에 선샤인 시티도 있어서 가는 길에 보게 될지도. 지금 보니 소요만 그림자에 발을 걸치고 있는 게 참 의미심장하다. 개인적으로 마이고 애니는 무작정 긍정적이지 않고 아주 현실적이고 입체적이라서 좋아한다. 방도리 역사상 GOAT.

 

토로로 우동

점심으로는 아키하바라의 한 가정식집에서 일일 정식을 먹으려고 했는데, 식당으로 가는 길에 외관부터 맛있어 보이는 집이 있어서 들어갔다. 竹や (타케야, 타베로그 3.7)라는 곳으로 여기서 토로로 우동을 먹었다. 일단 국물이 아주 맛있었고, 면이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히 쫄깃한 것이 좋은 면을 썼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다만 이곳의 토로로는 점도가 꽤 높은 편이어서 전에 시가현에서 먹었던 토로로 우동에 비해 먹기가 살짝 까다로웠다. 평범한거 시킬걸.

 

수나코!
2.5주년

아키하바라에 도착하니 거대한 블루아카 광고판이 보였다. 사실 페스 이벤트인 여름 이벤트는 벌써 끝난 이후지만 아무튼 광고판은 있었다. 덕분에 수나코와 수하루를 볼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대 이 고

이때 아키바에는 마이고(MyGo!!!!!)와 관련된 게 꽤나 있었다. 먼저 애니메이트 아키바점이 마이고와 콜라보하면서 마이고 팝업스토어(?)를 냈다. 다만 사고자 했던 아크릴스탠드가 전부 품절이어서 아쉽게도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리고 라디오회관 앞에도 거대한  마이고 광고판이 있었다. 마이고는 상업적으로 흥행할 애니 같지는 않은데, 아무래도 부시로드에서 홍보를 대대적으로 하는 것 같다. 이런 무조건 긍정긍정하지 않은 현실적인 애니가 많아져야함..

 

아수라 닌자

코토부키야에 갔더니 여전히 이 피규어가 있었다. 메가미디바이스라는 ip에 대해서는 단 하나도 아는 게 없지만, 이 피규어만은 정말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몸의 조형을 넘어 기계 파트의 채색이나 표정과 같은 부수적인 부분의 퀄리티가 대단하다. 처음에 이 피규어를 보았을 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각난다. 이건 진짜 가격값을 하는 피규어이다.

 

추가적으로 멜론북스에 들려 동인지를 샀다. 그런데 코미케 다음날이라 그런지 무려 입장 줄이 있었다. 물론 거의 안 기다렸기 때문에 별로 의미는 없었지만. 애초에 문제는 점내에 사람이 심각하게 많았다는 점이다. 무슨 점포 내를 빙 둘러 계산 줄이 형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인기 동인지 판매대 앞에는 사람이 하도 많아서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갔다. 아무튼 내가 사고 싶은 책은 전부 건질 수 있었다. 느긋하게 코미케 둘러보기 + 다음날 멜론북스에서 책 사기 = 국룰.

 

텐푸라 우동

슬슬 오차노미즈역 쪽으로 넘어왔다. 의외로 이쪽이 식당은 많지만 먹을 건 없어서 방황하던 중에 로컬 맛집처럼 보이는 집을 찾았다. おにやんま御茶ノ水店 (오니얀마 오차노미즈점, 타베로그 3.6)인데, 처음 방문하는 서서 먹는 점포이다. 점내가 말도 안 되게 좁고 가격도 말도 안되게 싸다. 하지만 그에 비해 튀김의 퀄리티나 국물의 맛, 그리고 특히 우동면의 쫄깃함이 아주 일품이었다. 이 가격에 이 정도 우동은 먹기 힘들다. 확실히 현지 맛집이구나 싶었다. 특유의 감성이 있다. 다만 체인인 것 같긴 했다.

 

이후 오차노미즈에 좀 있다가 신주쿠로 넘어가서 아주 유명한 Bar石の華 (바 이시노하나, 타베로그 3.8)를 방문했다. 도쿄에서 꼭 한 번은 가봐야 할 바이다. 일본의 어떤 바에 가던 마스터 이시가키상을 언급하면 바로 알 정도. 

 

진 피즈 / 망고×타힌 마가리타

이곳에서의 첫 잔은 진 피즈. 깔끔하면서도 기주가 센 일본 바의 특징이 묻어 나왔다. 다음은 망고×타힌 마가리타. 망고의 과육이 씹히며 그 맛이 대부분을 지배하지만 데킬라의 향이 살짝 치고 들어오면서 밸런스가 잡힌다. 타힌은 기존 마가리타의 소금에 비해 스파이시한 느낌이라 부드럽고 단 망고와 꽤나 어울렸다.

 

백도×생와사비 다이키리 / 폴라스타

백도×생와사비 다이키리는 기본적으로 복숭아의 향이 깔리는데, 킥으로 사용한 생와사비가 상당히 특이하다. 한번도 마셔본적 없는 맛이며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복숭아의 단 맛을 와사비가 죽이는데, 그렇다고 달지 않은 것도 아니고 와사비 향이 강한 것도 아니다. 맛있다기보단 특이한 편. 굳이?

 

다음 잔은 일본 바텐더협회 전국대회 우승작 폴라스타. 정말 맛있었다. 아쿠아비트, 애플시럽, 레몬주스 - 이렇게 3가지의 밸런스가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이 매우 잘 잡혀있다. 특히 애플 시럽이 포인트인데, 적절한 산미와 단맛을 돋워 허브향의 아쿠아비트와 함께 대중적이면서도 특이한 맛을 낸다. 이름을 생각해 보면 '평온한 우주(달달한 사과향)에서 혜성이 주는 생동감과 긴박감이 아쿠아비트의 허벌한 맛과 레몬주스의 산미를 통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개소리 같긴 한데 아무튼 혜성과 같은 가니시가 상당히 인상적.

 

블러디메리 no.1 / 클라우디아

블러디메리 no.1은 기존의 블러디메리보다 토마토 주스에 가까웠다. 알코올의 부즈가 단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고 토마토의 향만이 느껴졌다. 포인트는 리밍된 산초로, 평범한 칵테일의 맛에 상당한 킥을 더한다. 그러다 보니 산초의 양이 아쉬웠다. 마지막 잔인 클라우디아는 이거 하나를 먹기 위해 올 정도로 유명한 칵테일인데, 역시 소문대로 크리미하고 달달한 것이 맛있었다. 후추의 스파이시함이 칵테일의 느끼함을 잡아 쉽게 들어가는 맛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엄청 맛있는 건 아니었다. 폴라스타가 나에겐 훨씬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