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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301 간토, 야마나시, 간사이, 규슈

2301 일본 | #17 - 쿠마모토로

by saika.stella 2023. 1. 23.

1월 20일

조식

조식 역시 료칸에서 제공하는 식사로 먹었다. 이 식사도 전체적으로 평범했다. 이후 다시 공중목욕탕에서 갔는데 이번엔 목욕탕에 나 혼자만 있어서 정말 좋았다. 역시 목욕은 넓은 곳에 나 홀로 있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고쿠라쿠 고쿠라쿠...

 

아무튼 차량을 타고 다시 유후인역으로 갔다.

 

스누피 카페. 화밸의 상태가?

료칸을 체크아웃한 후 유후인 시내(?)에 있는 스누피 카페에 갔다. 스누피 카페는 다양한 스누피 굿즈들을 팔고 있는 공간과 카페 및 간단한 식사용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카페에서는 아기자기한 메뉴를 파는데 나는 우드스탁 파르페를 시켰다. 맛은 평범한 유자 파르페로 맛있었는데, 메인은 우드스탁 마시멜로이다. 매우 귀여웠다. 스누피 마시멜로가 떠 있는 음료의 경우 뜨거운 걸 시키면 스누피가 아주 적극적으로 녹아버리기 때문에 묘하게 좀 그로테스크?하다.

 

지도리 라멘

이후 슬슬 점심을 먹을 시간이 되어 '후쿠스케 (福助 fukusuke)'에서 지도리 라멘을 먹었다. 맑은 닭 육수 느낌이었는데, 토치로 구운 차슈에 의한 불맛이 국물과 잘 어울렸다. 그런데 옆에 있었던 유자 비슷한 소스(유즈 코쇼였나?)를 같이 넣으니 국물이 완벽해졌다. 살짝 단 느낌과 매콤한 느낌이 더해져서 너무 맛있는 국물이 되었다. 저번에 먹었던 우동 국물과 동급의 맛이었다. 유후인이라는 관광지 중의 관광지에서 이런 퀄리티의 라멘을 먹게 될 줄은 몰랐는데, 너무나도 만족스러웠다. 진짜 의외.

 

유후인역 / 특급 유후
아니 분명 문이 있는데 왜 서지를 못하니

이후 거리에서 시간을 좀 보내다가 특급 유후를 타고 쿠루메역으로 이동하였다. 사실 원래는 유후를 타려고 하지는 않았고 어쩔 수 없이 온 길을 따라 큐다이 본선을 다시 타고 가려고 했다. 그러던 중 혹시나 해서 유후의 자유석 탑승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시도해 본 것인데, 놀랍게도 앉아갈 수 있었다!

 

처음 역에 들어가니 꽤나 긴 줄이 있었다. 그런데 자유석에 해당하는 호차에 달린 두 개의 탑승구 중 하나의 탑승구에만 줄이 있길래 '여기는 안 열리는 문인가...?' 반신반의하며 다른 쪽 탑승구 앞에 섰다. 더 웃긴건 우리만 거기 서있고 그 뒤에 온사람들은 다 원래 있었던 줄에만 섰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문이 열렸고(캬 이궈궈던), 그래서 바로 들어가 자리를 선점할 수 있었다.

 

다만 유후는 키하 185계 동차를 사용하는데, 탑승감이 답이 없었다. 진동이 너무 심해서 쾌적하지 않았다.

 

큐슈 신칸센 (800계)
800계 내부

이어 쿠루메역에서 큐슈 신칸센 츠바메로 환승했다. 신칸센은 800계로, 전에 탔던 N700계가 아니라 새로웠다. 신칸센도 굳이 지정석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자유석으로 탑승했는데, 역시 사쿠라나 미즈호가 아니다 보니 자리가 텅텅 비어있었다. 덕분에 맨 앞자리에서 짐을 편하게 놓고 탈 수 있었다. 진짜 신칸센은 각 호차별로 맨 앞자리만큼 좋은 자리가 없다. 다만 별로 먼 길이 아니어서 탑승 시간이 매우 짧았고, 또한 와이파이 접속이 되지 않았다. 그거 빼고는 대만족. 역시 큐슈야

 

말 사시미
말 호르몬 조림

신칸센을 타고 쿠마모토에 도착한 뒤 호텔에서 좀 쉬다가 저녁을 먹었다. 사실 저녁으로는 馬Stay라는 곳에서 말고기를 먹으려 했으나, 예약이 필수여서 빠꾸먹고 다른 말고기집으로 향했다. '말 요리 천국 (馬料理天國本店)'이라는 곳으로 꽤나 비싼 말 5품 요리 코스를 주문했다. 말 사시미, 간, 구이, 호르몬 조림, 국으로 구성된 코스 요리로 전부 맛있었다. 말 사시미와 구이는 일반적인 맛이어서 유달리 기억나는 건 별로 없는데, 그중에서는 말 심장이 아주 좋았다. 식감과 맛이 모두 ㅗㅜㅑ. 다만 호르몬 조림은 많이 짰다. 확실히 물리는 느낌.

 

밥먹고 돌아오는길에 재밌는걸 몇개 봤는데,

 

무섭다

1일 매상을 47,000엔 이상으로 하자는 택시회사와

 

뜬금없는 중2 같은.

 

쿠마모토역 앞 풍경

이후 호텔로 돌아갔다. 호텔은 쿠마모토역 바로 앞에 위치한 '호텔 더 게이트 쿠마모토 (ホテル ザ ゲート熊本)'으로, 방 안에 2개의 이층침대가 들어있는 구조의 게스트하우스(?)이다. 천장이 개방되어 있어 대화는 불가능하고, 그냥 자는 용도로는 참 좋았다. 방이나 화장실, 그리고 호텔 자체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편하게 되어있어 휴식을 취하기에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시 생각해도 대화가 불편한 건 어쩔 수 없긴 한데, 이건 아래 서술할 라운지에서 해결할 수 있긴 하다.

 

바에 있는 어항

 

호텔 로비에는 바와 라운지가 있는데, 이곳에서 1시간에 1000엔으로 음료 무제한을 즐길 수 있다. 당시 바에 계시던 점원분이 엄청 친절하고 밝으셔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이나 대학교 등의 이야기를 편하게 일본어로 할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이분이 혼자 호텔의 프런트 업무까지 다 하신다고 해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바의 뒤에는 어항이 있는데, 물고기를 보며 편하게 술을 마실 수 있었다.

 

다만 1시간 1000엔 노미호다이는 굉장히 싼 편인만큼 술이 그다지 맛있지는 않다. 술을 잘 모르는건지 걍 니트로 달라고 하니까 잔을 꽉 채워서 준다. 나 죽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