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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301 간토, 야마나시, 간사이, 규슈

2301 일본 | #10 - 토요사토 초등학교, 세타 강

by saika.stella 2023. 1. 15.

1월 13일

오미철도

케이온 성지순례를 위해 오미 철도의 오미 철도 본선과 요카이치선을 탔다. 오미 철도는 IC카드를 쓸 수 없는데, 그냥 원데이 스마일 티켓을 샀다. 이게 900엔이라 두 번만 타면 충분히 이득이기 때문이다. 원데이 스마일 티켓은 오미하치만역에서 자판기로 살 수 있다. 사실 오미철도와 같은 로컬선을 타는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원맨 운행이라는 게 어떤 건지 체험할 수 있었는데, 정말 열리는 문이 한정되어 있어서 신기했다. 

 

토요사토역의 풍경
역명판 / 토요사토 아카네

오미철도를 타고 도착한 토요사토역은 작은 무인역이다. 이 역은 역명판부터가 심상치 않았는데, 철도무스메 아카네쨩이 있었다. 아카네는 철도무스메 투표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귀여운 디자인을 자랑하는데, 역시나 커여웠다. 개인적으로 철도무스메 디자인 원탑이라고 생각한다. 진짜 커엽다.

 

시로이 마키노

두 번째로 잘 뽑힌 디자인은 역시 작년에 데뷔한 호쿠소 철도의 시로이 마키노일까? 

 

어서와요 성지에

 

토요사토역 앞의 풍경 / 케이온 스타일의 마을 로고

역을 나가면 바로 앞에 케이온과 관련된 다양한 것들이 존재한다. 자동차가 보행자에 주의하라는 표지판도 케이온이고(이건 도시 곳곳에 있다) 가로등에 매달린 이 마을의 로고도 케이온이다. 사실 이 로고가 가장 웃긴 게, 진짜 케이온 로고의 폰트와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이다. 벽에도 케이온 포스터가 있고 일반적인 음식점이나 빵집 내부에도 케이온 포스터나 굿즈가 놓여있다. 

 

토요사토 초등학교 구 교사 정문

케이온에 등장한 사쿠라가오카 고등학교의 배경이 된 토요사토 초등학교 구 교사에 도착. 캬 이 광경 너무나 그립고 오랜만이다. 누군간 케이온을 틀이라고 하겠지만 항상 마음 속 어딘가에 있을 방과후티타임. 그저 GOAT.

 

관광안내소 내부

들어가면 왼쪽에 관광안내소가 있다. 여기에 들어가면 다양한 케이온 관련 굿즈가 전시되어 있는데, 다양한 팬들이 기부한 악기들도 놓여있다. 그 양이 정말 엄청나서, 1층과 2층에 나눠서 전시되어 있을 정도이다. 1층에는 드럼과 키보드를 비롯한 악기와 일반 굿즈가 있고, 2층에는 기타가 메인에 피규어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참고로 여기서 오미철도 관련 철도무스메 굿즈도 파는데, 아카네쨩 카드 케이스를 사서 파스모를 넣고 다녔다.

 

계단의 끝에는...

학교 내부로 들어가면 익숙한 풍경이 맞아준다. 사실 케이온을 몰라도 진짜 전형적인 일본의 학교 느낌이 나서 대충 둘러볼 만한 복도와 교실들이다. 아무튼 토끼와 거북이 설화를 배경으로 한 계단의 조각을 보며 계단을 올라가면, 가장 위에 음악실이 있는 것이 보인다. 이곳이 바로 작중에서 방과후티타임의 부실로 사용된 장소!

 

방과후티타임 부실
교복(?)

부실 내부에는 책상과 함께 티타임 세트가 진열되어 있다. 방금까지 애들이 있다 간 느낌. 생각보다 재현(?)을 꽤나 자세히 해놓아 실감 난다. 부실 안쪽에 설치된 큰 칠판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쓴 글귀들이 적혀있는데 한글도 조금씩 보였다. 애초에 각국의 언어가 보이는데, 역시 글로벌한 케이온. 외에 작중 등장한 소품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다.

 

강당

학교 오른편에는 강당이 있다. 작중에도 등장했지만, 정말 전형적인 일본식 강당이다. 특정 날짜에는 여기서 공연을 한다고 들었는데, 알고 보니 방문한 날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날짜에 생일파티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때 왔으면 더 재밌었을 것 같다. 솔직히 초등학교 강당에서 펜라이트 들고 응원한다고 생각하면 좀 웃기긴 한데..

 

츠키미 우동

초등학교를 둘러본 후 타마야 (玉屋, 타베로그 3.23)라는 우동집에 들러 츠키미 우동을 먹었다. 국물이 엄청 맛있어서 싹 비웠다. 살짝 짜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정말 맛있고 깊어서 취향이었다. 다만 면이 조금 그런데, 묘하게 풀어지는 느낌이 강하고 쫄깃함이란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면만 완벽하면 원탑 우동집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참고로 이 우동집에도 케이온 포스터가 있었다. 온 세상이..

 

오미철도 열차 내부의 모습

다시 오미철도를 타고 세타 강 주변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의 성지라고는 하는데, 잘 모르겠다. 친구가 데려갔기 때문에 주변 지리를 잘 모른다. 

 

세타 강과 비와코선 열차

세타 강변을 걸었다. 날씨가 쌀쌀했고 흐려서 사진이 이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산책하기에는 좋았던 것 같다. 다리 위로 비와코선의 열차가 지나가는데 풍경과 색조합이 어울렸다. 뭔가 쓸쓸한 강변의 색과 비와코선의 갈색이 어우러져서 좋았다. 뭔가 타마강이 우울증 걸린 느낌? 다만 날씨가 날씨인지라 굳이 오래 있지는 않았고, 바로 이동했다.

 

작은 신사(?)

릿카가 비를 피한 것으로 추정되는 히야마 신사에도 갔다. 공원 안쪽에 있어 접근성이 그다지 좋지는 않은 곳인데, 좀 무섭다. 사실 원래 정문으로 들어가는 게 맞는 것 같은데 어쩌다 보니 공원 뒤쪽의 길 아닌 샛길로 들어와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걸 지도 모른다. 저 샛길이 진짜 어이가 없는게, 구글 지도는 딴소리하고 길은 없고 막상 들어가면 풀숲을 헤쳐가면서 가야하고... 아주 난리다. 솔직히 좀 재밌었다. 아무튼 오면 조그만 토리이와 배전함 같은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마제소바

저녁으로는'멘야 하나비 교토라멘코우지점 (麺屋 はなび 京都拉麺小路店, 타베로그 3.19)에서 마제소바를 먹었다. 우리나라에서 먹은 칸다소바의 마제소바와 비교해 보면 마늘을 듬뿍 넣어 더 맛있었던 것 같다. 마제소바 자체가 살짝 느끼하게 느껴질 수 있는 조합인 데다가 묘하게 묵직한 맛이기 때문에 마늘이 어울리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파는 것보다 더 싸다. 다만 이건 먹은 다음에 안 사실인데, 이 가게가 우리나라에도 꽤 체인이 있었다. 굳이 일본에서 갈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