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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201 미국

2201 미국 | #8~10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

by saika.stella 2022. 5. 19.

1월 26일

스프릿 항공 246편

플로리다로 떠나는 날이다. 이용한 항공편은 스피릿 항공 246편으로,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에서 올랜도 공항까지 이동하는 노선이다. 사실 플로리다에 가는 주목적이 케네디 우주 센터 방문 및 로켓 발사를 보는 것, 이 두 가지이기에 다른 여행지보다 일정을 넉넉하게 잡았다. 그러다 보니 이동하는 날인 8일차는 한 게 별로 없다. 

 

스피릿 항공은 싼 가격(110,000원) 답게 해주는 게 하나도 없었다. 그냥 앉아서 가는 것이 서비스의 전부이고,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금액을 지불해야만 한다. 좌석 간격이 좁긴 해도 생각보다 편하게 갈 수 있었고, 그 외에 짐 수속 같은 것도 순조롭게 이루어져 전체적으로 만족했다. 여담으로 착륙 직후 모든 승객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광경이 참 인상깊었다.

 

호텔에서 보이는 풍경

플로리다에 도착하고 호텔로 이동했다. 호텔은 '로젠 인 인터내셔널'로, 유니버셜 볼케이노 베이가 굉장히 가깝게 있다. 애초에 겨울인 데다가 가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니 별 의미는 없지만, 여기에 가려는 사람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 호텔 자체는 굉장히 눅눅하고 낡은 느낌이다. 주변에 뭔가 거의 없어 딱 숙소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자기만 한다면 그럭저럭 지낼만한 곳이다. 이렇게 플로리다에 도착한 첫날은 호텔에서 대충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 숙박비는 3박에 166,000원이 들었다.


1월 27일

케네디 우주센터의 정문

대망의 케네디 우주센터를 방문하는 날이다. 티켓은 약 100,000원으로 전날에 미리 끊어놓았고, 버스투어는 간 뒤에 예약해도 늦지 않다. 우버를 타고 약 한 시간 달려 케네디 우주센터에 도착하니, 사진으로만 보았던 풍경이 나를 반겼다. 

 

큐리오시티 로버

처음 방문한 곳은 화성탐사와 관련한 전시관이다. 이곳에는 역대 화성 탐사 로버들이 전시되어있는데, 스피릿-오퍼튜니티, 큐리오시티, 퍼서비어런스 등의 로버들을 만날 수 있었다. 또 일종의 강연 같은 것도 하는데, 어린아이들과 학생이 우주 개발의 미래라는 내용이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리고 미국뽕에 찼다.)

 

버스에서 힐끗 보이는 VAB

버스투어의 시간이 되어 탑승 장소로 갔다. 사실 코로나 이전의 버스투어는 더 다양한 장소를 둘러보지만, 지금의 버스투어는 투어가 아닌 아폴로/새턴V 센터와의 교통수단일 뿐이다. 즉 별다른 투어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손님들을 아폴로/새턴V 센터에 데려다주는 게 다이다. 가는 길에 VAB 정도를 볼 수 있는 정도이다. (물론 VAB는 정말 웅장하다.)

 

새턴V 관제소

아폴로/새턴V 센터에 도착하면 아폴로 계획 당시 새턴V 관제소를 그대로 재현한 장소로 들어서게 된다. 이곳에서는 발사 당시의 모습을 구현하는데 각 관제관이 말하면 해당하는 자리의 불이 켜진다. 그리고 발사 순간의 소리와 진동은 매우 커서 마치 사실처럼 느끼게 한다. 상영이 끝나면 오른쪽의 문이 열리는데, 이 문 안쪽에는...

 

새턴V 센터의 전경
새턴V 1단부

바로 새턴V 그 자체가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로켓이자 가장 거대한 로켓인 새턴V, 이를 실제로 보는 것은 정말 엄청난 일이다. 케네디 우주센터 관람의 하이라이트라고 불릴 만하다. 5개의 거대한 F-1 엔진의 위용에 압도되었다. 잠시 멍 때리며 구경했는데, 역시 로켓이 생각보다 좀 많이 컸다. 그리고 냉각을 위한 수많은 관들, 그리고 터보펌프를 포함한 복잡한 기계들은 참 아름다운 것 같다. 

 

새턴V 2단부

2단 역시 참 예쁘다. 저 복잡한 관들을 보면 가슴이 절로 웅장해진다. 저걸 만드는 데에 얼마나 많은 공돌이들이 갈렸을까? 나도 미래에 저렇게 되지 않을지 새삼 두려워진다. 그러나 그렇게 갈려서 나온 결과물이 날아오르는 것을 본다면 갈릴만 할 것 같다.

 

아폴로 캡슐

안쪽에는 아폴로 캡슐이 있다.

 

피자

점심으로는 센터 안의 'Moon Rock Cafe'에서 파는 피자(16,000원)를 먹었는데, 생각보다 꽤 맛있었다. 양도 적당해서 먹을만한 것 같다. 보통 이런 곳에 있는 음식점은 자기밖에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걸 아니까 대충 만드는데, 여기는 의외였다.

 

드래곤 캡슐
스타라이너

다시 버스를 타고 돌아가 다른 것들을 보았다. 스페이스X의 드래곤 캡슐, 보잉의 스타라이너, 오리온 캡슐 등이 있었다.

 

셔틀(우주왕복선)

셔틀은 새턴V처럼 한 건물을 통째로 쓴다.  건물에 처음 들어가면 뭔가를 상영하는데, 이 상영이 끝나면 앞의 스크린 전체가 열리고 셔틀이 드러난다. 이 셔틀은 실제로 우주에 갔다 온 아틀란티스이므로 뉴욕에서 보았던 엔터프라이즈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재진입 당시의 열 때문에 그을린 곳이 많고, SSME가 예쁘게 달려있다. 셔틀은 확실히 참 아름다운 기체이다.

 

팰컨9 로켓

이 날은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발사가 예정된 날이었다. 그래서 케네디 우주센터 내부의 Banana Creek 발사 관람 장소를 예약해놨는데, 비가 추적추적 내리더니 결국 다음날로 연기되어버렸다. 센터 내부에서 한 시간 정도 계속 기다린 느낌이 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전부 나처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역시 연기는 아쉽다. 이에 따라 다음날에도 발사를 보러 가기로 정했다. 대신 스페이스X 후드나 스티커 등, 다양한 굿즈를 샀다.

 

이후 호텔로 와서 우버이츠로 쉐이크 쉑 버거를 시켜 먹었다. 이렇게 9일차가 끝났다.


1월 28일

10일차는 먼저 올랜도 시내로 갔다. 사실 말이 시내지, 우리로 따지면 그냥 마을 수준이다. 

 

그다지 산 것도 없기 때문에 생략하고, 옆의 'Gator's Dockside'에서 악어 고기를 먹었다. 위의 사진에서 왼쪽이 악어 고기이다. 사실 말이 악어지, 닭과 크게 다른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사실 악어가 아닌데 악어로 속이는 게 아닐까, 하는 정도로 별 특징이 없었다. 이와 별개로 음식 자체는 매우 맛있었다. 저 빨간 요리는 특유의 향이 매우 좋았다. 가격은 21,000원이다.

 

제티 파크의 긴 데크
해변가의 풍경

이어서 방문한 곳은 제티 파크(Jetty Park)이다. 이곳은 로켓 발사 구경 스폿으로 유명하다. 특히 이곳에서는 저 긴 데크 위에서 발사를 보는 것이 국룰이다. 발사 시간보다 약 한 시간 정도 일찍 도착했기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오랜만에 보는 본격적인 바다여서 그런지, 시원한 바람과 함께 어제의 발사 연기로 인한 답답한 마음이 어느 정도 가시는 느낌이었다. 또 해변가에는 도요새가 있었는데, 새끼 도요가 후다닥 뛰어다니는 모습은 매우 귀여웠다.

 

다만 막상 발사 시간이 되니 발사가 또 연기되었다는 뉴스가 나온다. 발사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한숨을 쉬고는 우르르 나가는 모습은 참 안타깝고 화나기도 한다. 물론 로켓이라는 물건이 조건이 잘 맞아야 발사할 수 있다는 건 잘 알지만, 역시 인생 첫 로켓 발사를 두 번이나 놓친 입장에서는 뭐라 표현할 말이 없다. 이렇게 아쉬움을 뒤로한 채, 호텔로 돌아갔다.

 

이렇게 10일차도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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