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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301 간토, 야마나시, 간사이, 규슈

2301 일본 | #21~22 - 후쿠오카, 귀국

by saika.stella 2023. 1. 26.

1월 24일

로스트비프동

다음날은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에 이날이 일본에서 full로 보낼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숙소에서 느긋하게 나온 후 파르코 백화점의 식당가에 위치한 '요시미 (ローストビーフとステーキYOSHIMI福岡パルコ店)'에서 한국식(?) 로스트비프동을 먹었다. 맵다면 아주(강조) 조금 맵다고는 말할 수 있는 소스와 로스트비프, 그리고 달걀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괜찮은 맛이 났다. 뭔가 일본은 매운 게 들어가면 한국식인 줄 아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항상 먹을 때마다 좀 웃기다. 

 

뚜방뚜방

요시미...

 

전 인류 토끼화 계획

이후 같은 건물의 위층으로 이동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조금만 앞으로 가면 페코라 등신대가 5개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대충 얼마 전에 공개된 페코라의 신의상들이었는데 나는 아무래도 기모노가 가장 이쁜 것 같다. 그리고 그 옆에서는 역시 얼마 전에 공개된 페코라의 오리지널 곡 '전 인류 토끼화 계획'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홀로멤 한 명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하게 느껴졌다. 역시 홀로에서 팍팍 밀어주나 보다. 

 

옆의 애니메이트와 이시바시 악기점도 둘러보았다. 아무래도 애니메이트는 너무 여성향 작품의 굿즈만 많아서 볼게 많지 않았고, 오히려 악기점 쪽이 더 흥미로웠다. 여기서 Ibanez의 헤드리스 기타인 Q54를 볼 수 있었는데, 헤드리스 기타답게 정말 가볍고 이뻤다. 사실 정확힌 Q54보다는 Ichika Nito의 시그니처 기타인 Ichi10을 사고 싶긴 하다.

 

후지논 XF 35mm로 찍은 사진

한국에 들고 올 술을 사러 돌아다니는데 눈이 엄청 왔다. 아니 무슨 후쿠오카에 이렇게 눈이 내림? 다른 사람들도 다 어이없어했던 것 같다. 그래서 가까우면서도 의외로 술도 파는 빅 카메라에 들어갔는데, 이곳에 후지필름 코너가 있어서 다양한 렌즈를 시험해 볼 수 있었다. 사려고 했던 XC 50-230을 비롯해 XF 35 등이 있었다. XF 35의 AF 진동과 찍히는 느낌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 사고 싶긴 했는데, 생각해 보니 사봤자 나는 쓸데가 그다지 없을 것 같다. 단렌즈는 여행에는 그닥인듯.

 

한편 그 뒤에는 Nikon의 Coolpix P900을 볼 수 있었는데, 크기는 평범한 카메라인데 줌이 83배까지 되는 정말 신기한 놈이었다. 83배면 내가 가지고 있는 900mm 망원경에 11mm 아이피스를 끼운 것과 같은 배율인데 이런 카메라는 처음 봤다. 35mm 환산 약 20-2000mm라니 이게 무슨... 생김새도 DSLR처럼 생긴 주제에 렌즈교환식 카메라가 아니다.

 

마지막 밤을 보내기 위해 나카스로 이동했다. 나카스는 후쿠오카의 대표적인 유흥가로, 나중에 도쿄에 가서야 알았는데 그냥 일본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유흥가 중 하나였다.

 

바 내부의 모습 / 민트 줄렙

처음으로 간 바는 'BAR komasa (バーコマサ)'라는 곳이다. 찾기가 살짝 까다로운 골목에 있다 보니 나름대로 하꼬하꼬한 분위기가 좋은 클래식바였는데, 뭐니 뭐니 해도 바텐더가 정말 GOAT였다. 여기서 민트 줄렙, 블루 문, 마가리타를 마셨는데 만드는 칵테일마다 정말 맛있었다. 다만 친구가 비스 니즈를 시켰는데 바텐더가 모르는 눈치였다. 의외. 그러다 잠깐 폰으로 레시피를 찾아보더니, 폰을 집어넣고 바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엄청 맛있었다.

 

이후 다른 바 3개를 더 갔는데, 여러모로 인상적인 바들이어서 그곳에서의 기억은 뚜렷이 남아있다. 일본은 확실히 컨셉카페나 바가 많은 것 같다. 바마다 그 컨셉이 확실히 드러나게 영업하는 것이 좋았다. 우리나라는 하루에 바 몇 개 가기가 쉽지 않은데, 일본은 그렇지 않았다. 


1월 25일

마지막으로 탄 지하철인 공항선

귀국하는 날이다. 후쿠오카 공항까지 공항선을 타고 이동했다. 귀국편은 제주항공 1401편이다. 12시를 넘어서 떠나는 항공편이므로 비교적 여유롭게 나갈 수 있었다. 이후 항공편이 아주 살짝 연착되었지만 아무튼 무사히 귀국하였고, 공항철도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원래 일본여행은 혼자서만 갔었는데, 이번처럼 3명의 친구와 함께 일본을 여행한 것은 처음이고, 거기다가 무려 22일 동안이나 되는 장기여행은 더더욱 처음이다. 그러나 고맙게도 모두 싸우지 않고 서로를 배려하면서 지내주어서 정말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