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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1712 간사이

1712 일본 | #3 교토, 철도박물관

by saika.stella 2019. 12. 26.

12월 24일

케이한 본선 열차가 들어오는 모습

오사카에서 교토로 가는 날이다. 신쾌속이라거나 신칸센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전철로 가는게 가장 싸다. 전철, 특히 케이한 본선으로 가기 위해선 우선 요도야바시역에서 케이한 본선을 타고 탄바바시역에서 내려야 하는데, 이 과정이 가장 오래 걸린다. 그리고 그곳에서 킨테츠 교토선으로 갈아타면 된다. 이때 열차가 조금 헷갈리게 오는데, 킨테츠라고 쓰여있지 않지만 직결 운행하는 것도 있고, 뭔가 맞는 듯한데 아닌 것도 있다. 그러다 보니 한번 다시 탔다.

 

그런데 지금 정리하다가 보니 그냥 요도야바시역에서 케이한 본선을 타면 한 번에 시치조역까지 간다. 물론 좀 걸어야 한다.

 

여담으로 케이한선의 열차들은 운전석 내부가 잘 보인다. 기관사와 인사를 하거나, 잠시 기관실 외부로 나와있을 때에는 짧은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물론 당시에 일본어를 못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대화하는 것을 보고 하는 이야기이다. 거기다가 승객도 많지 않아 편하고 따분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비록 이 루트가 시간이 많이 걸리는 루트이긴 하지만, 이렇게 소소한 재미를 느끼는 게 바로 전철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교토역에 도착했다. 사람도 많은 데다가 역도 굉장히 커서 길을 잃어버렸다. 돌아다니다 보면 길이 나오겠다고 생각해서 돌아다녔더니, 뭔가 굉장히 큰 트리가 나왔다. 이 트리는 왜 스케일이 이렇게 큰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뭔가 풍경이 익숙했습니다. 알고보니, 울려라! 유포니엄에 등장했던 장소였다.

 

사진 vs. 애니

몇 화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하루카가 바리톤 색소폰 솔로를 멋지게 불었던 '역 빌딩 콘서트'가 열린 장소이다. 트리가 있어 잘 안 보이지만, 저곳이 바로 무대이다. 실제 애니 장면과 비교하면 정말 정확히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래 유포니엄 성지순례는 다음 날 우지시를 중심으로 돌아다니는 것으로 계획했는데, 상상치 못했던 곳에서 또 하나의 성지를 마주하니 좋았다. 그래서 같은 화에 나온 다른 장면들도 찾아보러 돌아다녀보았다.

 

사진 vs. 애니

본격적인 성지순례 날이 아니기에 조금 막 찍은 경향이 있다. 어쨌거나 실제 장면에서 보인 장소들이 군데군데 있는 것을 보고, 여러모로 신기했다. 쿄애니가 확실히 실제 배경을 정확하게 그려 넣는 특징이 있는 듯하다.

 

교토역 지하의 식당가 '포르타'에 들려 '동양정'이라는 함바그 집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나름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웨이팅이 꽤나 있었다. 아마 이번 일본 여행에서 가장 길게 기다렸던 식당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겨우 들어가서 주문하고 기다렸는데, 왠지 토마토가 나왔다. 그런데 이 토마토가 후에 나오는 함바그보다 맛있어서 더 달라고 하고 싶었다. 물론 함바그도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에 상위권에 들어갈 정도로 좋았다. 그리고 역에 짐을 맡기고, 교토 철도박물관으로 이동하였다.

 

C62형 26 증기기관차 / 581계 전동차
신칸센 0계 / 100계
신칸센 500계 전동차

일본을 대표하는 철도 박물관답게 굉장히 다양한 열차들이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은하철도 999의 실존 모델인 C62기관차, 신칸센 계통 열차들, 그리고 일본에서 쓰였던 구형 기관차 등 다양한 열차들이 있었다. 철덕이 아니기에 신칸센 계통만 알겠고 나머지는 뭔진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철도를 좋아하긴 하므로 즐거웠다. 시설도 꽤 잘 되어있었고, 실제 일본 철덕들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다.

 

박물관 외부 전시장에는 전차대(턴테이블)가 위치하고 있다. 앞에 보이는 곳에 다양한 증기기관차들이 들어있었다.

 

하지만 하이라이트는 당연 C61 기관차의 운행일 것이다. 이는 은하철도 999의 모델 C62와 같은 계열이다. 물론 관광객 대상으로 운행하는 열차이긴 하지만, 실제로 증기기관차가 운행하는 것은 처음 보았다. 증기가 나오는 것부터 기적소리까지, 모두 처음 접하는 것이어서 매우 신기했다. 특히 기적소리는 생각보다 매우 컸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이후 저녁을 먹으러 이동했다.

 

교토역 앞에 위치한 규카츠 집인 "가츠규"에 왔다. 마침 비가 내려주어 앞에 대기 줄이 하나도 없었다. 유명한 곳이어서 대기를 생각하고 일정을 짰는데 줄이 하나도 없어 이후에 할게 없어졌다. 규카츠는 역시나 맛있었다. 다만 조금 느끼한 부분이 없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2018년에 방문한 도쿄 규카츠 집이 더 맛있던 것 같다)

 

사진은 없지만, 그 후에 마루타마치역에 있는 숙소로 이동했다. 버드 호스텔이라는 곳이었는데, 시설이 굉장히 깨끗해서 좋았다. 오사카에서 묵었던 곳보다 훨씬 좋은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