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507 카가와

#3. 타카마츠 (2)

2025. 7. 12.

해병라이너

이날은 하루 종일 양산(을 가장한 우산)을 쓰고 다니느라 카메라를 꺼내지 못해 모든 사진은 폰으로 찍었다. 일단 좀 느지막이 일어나서 일본 최상위권 우동집인 가모우 우동에 가보려고 하였으나 휴업이길래, 일단 히노데제면소로 향했다. 사카이데역에서 도보로 갈 수 있기에 타카마츠역에서 마린라이너를 타면 바로다.

 

냉우동 (중)

히노데제면소(日の出製麺所, 타베로그 3.88) 도착. 전국 우동 순위 4위에 달하는 곳으로, 전국 1위는 아키타에, 2위는 차로만 접근 가능하고 3위는 휴업이기에 이곳이 이날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순위의 우동집이다. 대기가 좀 있기는 했으나 놀라울 정도의 회전율로 사실상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바 타비시키의 마스터에 의하면, 카가와현의 우동은 크게 셀프 우동셀프가 아닌 우동으로 나뉜다. 셀프 우동은 직접 쟁반을 옮겨가며 원하는 면과 고명을 담아 제시하는 형태로, 선불이다. 한편 셀프가 아닌 경우 후불제다. 히노데제면소의 경우는 셀프가 아닌 점포에 속하기에 대기 중에 차가운/뜨거운 우동의 선택과 그 사이즈(소/중/대)의 선택이 가능하다. 나는 차가운 중 사이즈로 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우동이 나왔는데, 그릇에 면만 들어있는 상태이다. 그러면 테이블 위에 놓은 츠유와 파를 직접 넣어 먹으면 되며, 다른 고명 역시 자유롭게 추가해서 먹으면 된다. 그렇게 먹었더니 면이 굉장히 놀라웠다. 기존엔 면이 그냥 쫀쫀하기만 하면 수타맛이 제대로구나~ 하면서 감탄했는데, 이곳은 과하게 쫀쫀하지도 않고 흐물거리지도 않는 놀라운 밸런스를 맞춘 느낌. 우동면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질감이 아닐까 싶다. 이와 함께 츠유의 경우 아주 무난한 형태라 면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고명을 추가하지 않은 게 좋은 선택이었다. 

 

그렇게 다 먹고 계산을 해보니 가격은 단돈 180엔이었다. 고명이 없어서 상당히 저렴한 편이었던 듯. 사실 셀프의 편이 더 싸다고는 하는데, 이곳은 셀프가 아닌데도 굉장히 저렴한 편이다.

 

온천 후 레몬사와
https://www.tad-group.co.jp/works/commercial_facility/entry-41.html

이번에는 난푸 릴레이를 타고 타카마츠로 돌아와, 타카마츠칫코역에서 고토덴을 타고 붓쇼잔역으로 향했다. 이곳에 굉장히 깔끔한 온천이 있다고 들었기 때문. 이름은 당연하게도 붓쇼잔 온천이다. 일단 건물 자체부터 깔끔한데, 일반적인 옛날 가옥식 건물이 아닌 현대식 건물이다. 그에 맞게 내부 인테리어 역시 간접조명과 높은 층고를 활용한 깔끔한 모습이 돋보인다. 온천은 뜨거운 실내탕과 미지근하거나 살짝 차가운 노천탕이 있다. 두 온천 모두 탄산천이라 뽀글뽀글하면서 미끌미끌한 게 기분이 좋고, 노천탕은 여름에 맞게 뜨겁지 않고 살짝 시원한 느낌 정도라 누워있기에 참 좋았다. 탕들은 대부분 히노키라 감성도 있었다. 입욕비도 700엔에, 붓쇼잔 패스가 존재해 고토덴 티켓과 함께 구입할 수도 있어 한번쯤 와보기에 좋은 듯.

 

나츠키 누이 / 후라이팡
샤미모모

다시 카와라마치로 돌아와 스루가야에 다시 가봤다. 천천히 누이를 다시 둘러봤는데, 역시나 뱅드림 누이는 없고 뜬금없는 유포니엄 누이만 있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리코리코 후라이팬도 있었다. 구석에 샤미코 피규어가 9000엔 정도에 판매 중이길래 샀다. 한국에서 사면 10만 원 후반대 정도라 나쁘지 않은 듯. 집에 모모가 있어서 드디어 짝을 찾았다.

 

라이스보루

일본에 왔으면 당연히 하는 카라오케 행동. 낮이라 그런지 매우 저렴해서 좋았다. 하는 김에 마네키네코 회원 등록도 했다. 여기에 충전기를 놓고 와서 밥 먹고 찾으러 갔는데 다행히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호네츠키도리 / 바지락 술찜

타카마츠의 명물이라는 호네츠키도리(骨付鳥)를 먹기 위해 후루사토(ふるさと, 타베로그 3.63)에 가보았다. 음식이 좀 늦게 나오는 불상사가 있었으나, 호네츠키도리 자체는 꽤 맛있었다. 적당히 짭짤하고, 껍질은 바삭한데 속은 촉촉해 밸런스가 꽤 잘 맞게 구워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다만 이 가격이면 그냥 한국 치킨을 먹는 게 합리적일 것 같다. 딱 한번 정도 먹어볼 만한 정도? 그리고 DFAC에서 이거랑 거의 비슷한 걸 먹어본 기억이... 가끔 나오는 roasted chicken이랑 차이가 없다. 점원은 꽤 친절했다.

 

사이드

근처의 바 라후신포(ラフシンポー)에 갔다. 일단 위치부터가 카와라마치의 번화가와는 좀 떨어진 곳이고, 간판도 없어서 찾기가 꽤 어려웠다. 내부는 상당히 어두운 편이었고, 분위기는 좋았다. 바텐더도 엄청 공손하고 친절한 것까진 좋은데, 반대급부인지 말을 이어가기가 좀 어려웠다. 보통 바에서는 서로 말을 하는게 일반적인데, 여기는 바텐더가 주체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없어서 그런 듯. 칵테일은 평범했는데, 개인적으로 조금 가수가 많이 되었다고 느꼈다. 살짝 밍밍한 느낌.

 

생자몽 칵테일 / 압생트 모히또
블러디메리 / 콥스 리바이버 no.2

첫날에 갔던 타비시키(タビ式)에 다시 가봤다. 사람이 적어서 마스터와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자몽을 사용한 칵테일이나 압생트 모히또, 살짝은 특이한 콥스 리바이버 no.2까지 모든게 맛있었다. 후자가 가장 흥미로웠는데, 압생트를 넣지 않고 생강과 샤르트뢰즈의 조합을 통해 그 향과 맛을 냈다. 또한, 역시 일본에 왔으면 그 바만의 블러디메리를 먹어봐야 하기에 시켜보았는데, 전체적으로 평범했지만 뭔가 처음 보는 향신료?가 있었다.


우동 수도꼭지

귀국하는 날이 되어 타카마츠 공항으로. 의외로 시점인 타카마츠역이 아니라 카와라마치역에서 탔는데도 적당히 자리가 있었다. 타카마츠 공항에는 그 유명한 우동 수도꼭지가 있는데, 평범해 보이는 싱크대의 수도꼭지에서 우동 국물이 나온다. 뜨겁고 짭짤한 츠유가 나오는 모습. 솔직히 면 가져와서 먹으면 상당할 것 같긴 하다. 물론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수압이 엄청 약한 편.

 

토로로 우동

사누키멘교 타카마츠공항점(さぬき麺業 高松空港店, 타베로그 3.29)에서 간단하게 토로로 우동을 먹어봤는데, 타카마츠의 우동도 맛이 없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면은 그냥 평범한 느낌이긴 한데 츠유가 엄... 전체적으로 토로로와 밸런스가 상당히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새삼 도쿄 오차노미즈 근처 타케야의 최고의 토로로 우동이 생각날 따름. 우동은 공항 말고 그냥 시내에서 먹자.

 

한 오 환

그렇게 한오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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